SK 와이번스 김성근 전 감독은 수많은 징크스를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만약 어떤 행동을 했는데 이후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 그 방식을 그대로 따라하는 식으로 징크스를 추가해 나갔죠. 실제로 김 전 감독은 깜박 잊고 면도를 하지 않았던 날 부터 승리를 거두자 계속 면도를 하지 않았고, 결국 16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하얀 수염이 온 얼굴을 뒤덮기까지 했었죠. 김 전 감독의 영향을 받은 탓 일까요? SK 홍보팀 역시 여러 징크스가 있는 것으로 기자들 사이에서는 유명합니다. 11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진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SK가 승리를 거두자 SK 홍보팀 김현수 매니저는 "역시 빈폴과 수염 조합은 최고"라고 자랑스레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이는 SK 홍보팀의 유명한 징크스 가운데 하나인데요. 중요한 경기에서 빈폴 옷을 입은 채 면도를 하지 않고 경기에 나오면 꼭 이긴다는 믿음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12일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도 '빈폴+NO 면도' 조합으로 경기장에 나타났는데요. 결국 징크스 덕분일까요? SK는 KIA를 8-0으로 대파하고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었습니다. 이들의 징크스는 또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징크스가 업데이트 되는 것이 특징인데요. 12일 경기 도중 SK 홍보팀 김성용 매니저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전날 경기에서 SK가 실점 위기에 몰려 있을 때 마침 김성용 매니저가 3루측 원정 응원석에 갔었는데 SK가 실점 위기를 넘겼다고 합니다. 그 이후부터 김성용 매니저는 SK가 위기에 몰릴 때마다 3루측 원정 응원석에서 경기를 봐야 했습니다. 2회 SK가 무사 1,3루 위기에 몰리자 역시나 김성용 매니저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또한 이번에는 김현수 매니저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SK가 득점 기회일 때 우연히 매점 앞에서 TV로 그 장면을 보는 데 점수를 올린 것에서부터 징크스가 시작되었다고 하는데요. 김현수 매니저는 그때문에 SK의 득점 기회가 오면 바쁘게 여기저기 움직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덕분에 경기가 진행되는 도중에는 SK 홍보팀 직원은 바쁘기 이를데 없습니다. 왜 이렇게 징크스에 몰두하는 것일까요. 이에 대해 김현수 매니저는 "물론 미신인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일단 징크스라고 생각을 한 이상 그대로 하지 않았을 때 원치 않는 방향으로 경기가 진행되면 괜히 나 때문에 그렇게 된 것같아 마음이 불편하다. 차라리 징크스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편하다"고 고백했는데요. 결국 '징크스 SK'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니 당분간 SK 홍보팀의 '징크스 행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롯데와의 플레이오프에선 어떤 징크스가 새롭게 생겨나고 또 사라질 지 궁금하네요. /신천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