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의 3년차 선수 윤중환(21)은 2군 외야수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엔트리와 별개로 11일부터 플레이오프 3,4차전을 치르러 광주에 온 SK 선수단에 합류한 윤중환의 신분은 조금 색다르다. 그가 맡은 임무는 바로 배팅볼 투수. 왼손 배팅볼 투수가 없는 SK가 4차전 선발로 예상한 KIA 좌완 양현종(23)에 맞춰 좌투좌타 윤중환을 배팅볼 투수로 긴급 고용(?)했다. 비록 KIA의 4차전 선발이 우완 윤석민(25)으로 예고되면서 윤중환의 역할은 사라졌지만, 덕분에 3년차 어린 선수는 큰 무대를 경험할 수 있었다. 출장하지는 않아도 프로 선수라면 누구나 설레는 꿈의 무대가 눈앞에서 펼쳐졌다. 윤중환은 "나는 선수들을 도와주러 온 거라 긴장하고 그런 건 없지만 선수들을 보니 압박감 같은 게 더 있는 것 같다. 모두 집중하는 모습이다"라고 포스트시즌을 대하는 팀 분위기를 전했다. 같은 선수지만 엔트리가 아닌 배팅볼 투수로 선수들과 함께 하는 속상한 일을 겪으면서도 윤중환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윤중환은 "내가 배팅볼을 잘 던져줘서 타자들이 기분 좋게 잘 치고 더불어 경기도 이길 수 있으면 좋겠다"며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도 3년차 피가 끓는 선수다. 본인이 직접 뛰고 싶은 마음은 없을까. "왜 없겠어요. 그건 선수라면 당연한 거죠". 윤중환은 수줍어하면서도 또렷하게 목표를 밝혔다. 그가 잡은 목표 달성 기간은 3년. 그는 "3년 뒤에는 이 자리에 엔트리 선수로 다시 서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렇다면 투수로는? 그는 "키가 작아서 안된다"며 잘라 말했다. 프로필상 그의 키는 180cm. 그러나 왜소한 체격 탓인지 실제 키는 그리 커보이지 않았다. 윤중환은 "어렸을 때부터 외야수가 좋았다. 발이 빠른 것도 아니고 보통인데 그냥 외야수가 재미있고 좋았다"며 원래 포지션인 외야수에 대한 애정을 밝혔다. 그는 잘 알려져있지 않지만 올 시즌 5번 경기에 출장했다. 5월에 2번 출장한 뒤 9월에 김강민, 박재상, 조동화 등 주전 외야수들이 줄부상을 당했을 때 콜업돼 3경기에 나왔다. 윤중환은 그때 느낌에 대해 "사실 개인적으로는 지금보다 더 긴장됐다. 팀이 2,3위 순위싸움을 하고 있어서 집중해야 했다. 더 잘했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윤중환은 시즌 성적은 2타수 무안타 1실책. 그중 실책은 팀의 8회 역전패의 빌미가 되는 큰 경험을 하기도 했다. 이렇듯 아직 좌충우돌 커가고 있는 윤중환은 내년 목표가 소박하다. 바로 1군에서 뛰는 것. "풀타임도 안 바란다. 내년에는 1군에서 좀 많이 뛰어서 빨리 많은 경험을 쌓고 싶다. 그래야 이런 큰 경기도 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염원을 품은 윤중환은 이제 다시 실력을 갈고 닦으러 2군으로 돌아가 11월부터 마무리 캠프에 참여한다. autumnbb@osen.co.kr SK 와이번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