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구장 PS 8연패' 롯데, "큰 스윙 줄여라"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10.13 10: 49

1999년 10월 17일 사직구장. 롯데 자이언츠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3-5로 뒤지던 9회 말, 펠릭스 호세의 역전 끝내기 스리런으로 6-5로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그 이후 롯데는 포스트시즌 때 단 한 차례도 사직구장에서 승리의 기쁨을 맛보지 못 하고 있다. 롯데는 1999년 한국시리즈에서 한화 이글스에 홈 2경기를 모두 내주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후 7년의 공백기를 가진 뒤 2008년부터 3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홈 6경기를 모두 내주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롯데는 사직구장 홈 팬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도 무려 12년 동안 포스트시즌에서 승리를 신고하지 못했다. 단기전에서 1차전 승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와 같은 단일리그 체제 하에서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78%에 달한다. 게다가 롯데 입장에서는 이젠 홈 팬들 앞에서 포스트시즌 승리의 기쁨을 전달해야 할 때가 됐다. 유독 포스트시즌만 되면 사직구장에서 맥을 못 추는 롯데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에 대해 MBC 허구연(60) 해설위원은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가 좋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렇지만 단기전에선 우수한 투수들이 나오기 때문에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 지난해까지 롯데 타자들을 보면 사직 홈 팬들의 열광적인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인지 스윙이 커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KIA는 4경기 동안 팀 타율 1할8푼8리에 묶이며 1차전 승리 이후 3연패를 당해 결국 SK에 플레이오프 티켓을 넘겨줘야 했다. KIA 조범현(51) 감독은 "타자들의 스윙이 커져 결국 SK 투수들의 공을 공략하지 못한 것이 타격 침체로 이어졌다"고 언급한 바 있다. 결국 타자들의 큰 스윙이 시리즈 패배의 원인이 된 것이다. 이어 허 위원은 "롯데 타자들이 정규시즌과 같은 큰 스윙을 유지하면 자칫 타격 부진에 빠질 수 있다"며 "정확하게 타격을 하는 데 주력하는 편이 좋아 보인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홈 팬들 앞에서 포스트시즌 승리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한다"라고 조언했다. '창'으로 대변되는 롯데 타자들이 SK 불펜진 '방패'를 뚫을 수 있을까. 팀 컬러가 확연히 다른 두 팀의 '모순 대결' 결과에 따라 롯데의 12년 만의 사직구장 포스트시즌 승리, 그리고 더 나아가 한국시리즈 진출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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