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늘' 속 송혜교는 배우 전도연을 떠오르게 한다. 12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오늘'이 베일을 벗었다. '미술관 옆 동물원', '집으로...'의 이정향 감독이 9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기에 이 감독의 뮤즈가 된 송혜교는 '제 2의 심은하'로 불리기도 했다. 히지만 뚜껑을 연 '오늘'에서 송혜교는 털털한 듯 사랑스러웠던 '미술관 옆 동물원'의 춘희가 아니다. 송혜교의 '오늘'을 보고 있으면 어쩔 수 없이 전도연의 '밀양'이 생각나기 마련이다. 송혜교의 4년만의 복귀작 '오늘'은 조금은 관념적으로 '용서'에 대한 문제에 대해 진중한 대화를 건넨다. 송혜교는 극중 사랑하는 약혼자를 잃지만 그 가해자를 용서한 후 혼한과 방황을 겪는 다혜 역을 맡아 기존의 귀엽고 사랑스럽고 도시적인 이미지를 말끔히 벗어던졌다. 죄책감과 분노, 슬픔과 고독, 생과 사를 오가는 깊은 감정을 연기하는 송혜교는 어떤 부분에서는 낯선 느낌을 줄 정도다. 피해자와 가해자, 그 사이의 용서의 실체에 대해 고민하고 분노하는 부분은 캐릭터는 전혀 다르지만 '밀양'의 전도연의 감정과도 흡사하다. 태양을 향해 분노의 말을내뱉던 전도연처럼, 송혜교 역시 성당에서 자신을 옥죄는 혼란과 분노를 풀어놓는다. 다만, 송혜교의 경우가 더욱 절제되고 차분하다. 분명한 것은 이 작품으로 송혜교가 배우로서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줬다는 데 있다. 이정향 감독의 '여배우 재발견' 능력이 다시한 번 통한 셈이다. 이전과는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송혜교는 "이전에도 용서에 대해 진심으로 생각해 본적이 없기 때문에 다혜에 몰입해 진심으로 흐르는대로 연기했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연기가 나온 것 같다. 굳이 절제해야돼, 폭발하면안 돼라고 계산하면서 연기하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기자간담회에서 쉽지 않은 캐릭터를 잘 소화해냈다라는 기자들의 평에 "오랜만에 칭찬 듣는 것 같아 기분좋다"라며 웃어보이기도. 한편 '오늘'은 약혼자를 죽인 17세 소년을 용서한 다큐멘터리 PD 다혜(송혜교)가 1년 후 자신의 용서가 뜻하지 않은 결과를 불러오면서 겪게 되는 혼란과 슬픔, 그 끝에서 찾아낸 감동을 그린 드라마다. 27일 개봉 예정. ny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