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부터 사직구장에서 펼쳐질 롯데 자이언츠와 SK 와이번스의 대결을 두고 흔히 롯데 '창'과 SK '방패'의 격돌이라고 표현한다. 롯데는 올해 팀 타율(0.288-1위), 팀 득점(713점-1위), 팀 홈런(111개-1위) 등 다양한 공격 지표에서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또한 SK는 팀 평균자책점(3.59-2위), 팀 탈삼진(1006개-1위), 불펜 평균자책점(2.78-2위) 등 투수 성적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이처럼 팀컬러가 확연히 다른 두 팀이 맞붙기에 '모순 대결'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두 팀의 상대 성적을 따져보면 오히려 롯데가 '방패', SK가 '창'에 가깝다. 올 시즌 롯데 투수진은 SK 타자를 상대로 평균자책점 4.28을 기록했다. 반면 SK 투수들은 롯데 타자들을 상대로 평균자책점 4.62를 올려 오히려 롯데 투수진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롯데(0.275)가 SK(0.266)보다 높지만 피출루율은 오히려 SK(0.350)가 롯데(0.339)보다 높다. 또한 SK 투수들은 롯데 타자들에게 18개의 홈런을 내줘 16개의 피홈런을 기록한 롯데보다 2개 더 많이 맞았다. 결국 맞대결을 펼쳤을 땐 롯데가 '방패'에 가까운 것이다. 반면 타자 쪽 맞대결 성적은 SK가 오히려 롯데에 앞섰다. SK 타자들은 롯데전에서 타율 2할7푼5리를 올리며 홈런 16개로 91타점을 뽑아냈다. 반면 롯데 타자들은 SK전에서 타율 2할6푼6리 18홈런 89타점을 올렸다.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지만 올 시즌 활화산 같은 타력을 보여줬던 롯데 타자들은 SK 투수들을 상대로 제 기량을 완벽히 뽐내지 못한 것이다. ▲롯데의 SK전 '방패'…장원준, 송승준, 임경완 올 시즌 장원준은 팀 내 최다승인 15승을 수확하며 롯데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그리고 16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질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투수로 점쳐지고 있는 상황. 장원준의 선발 등판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는 올해 SK전에서 등판 할 때마다 승리를 챙겼기 때문이다. 3경기에 선발 등판해 21⅔이닝을 소화하며 3승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하며 에이스 본능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2차전이나 3차전 선발로 예상되는 송승준 역시 SK전에선 강했다. 2경기에 등판, 13⅓이닝 1승 평균자책점 2.03으로 짠물 피칭을 보여줬다. 다만 3년 내내 이어오고 있는 포스트시즌 부진을 씻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매년 가을 고개를 숙여야 했던 송승준이 SK를 만나 '포스트시즌 잔혹사'를 종결지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롯데 불펜진 가운데 SK전서 가장 좋았던 투수는 임경완이다. 임경완은 올 시즌 SK전에 9경기 출전, 7이닝동안 단 한 점만 내주며 평균자책점 1.29를 올렸다. 강영식(ERA 7.36), 김사율(ERA 4.82)이 SK를 상대로 좋지 않았기에 임경완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이 밖에 '히든카드'로 꼽히고 있는 크리스 부첵 역시 SK전에선 1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1.29를 올리며 승리를 따냈다. ▲SK의 롯데전 '창'…박진만, 안치용, 박재상 박진만은 올 시즌 롯데를 상대로 17경기에 나서 46타수 18안타, 타율 3할9푼1리에 출루율 4할5푼3리 9타점을 기록하며 천적과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이번 KIA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5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주전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안타를 기록하지 못한 것이 걸린다. 하지만 이만수 감독대행은 경험이 풍부한 박진만을 계속 주전 유격수로 기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진만이 하위 타선에서 활약해 줘야 SK 타선의 폭발력이 배가된다. 롯데 입장에서는 '경계대상 1호'가 바로 안치용이다. 안치용은 올 시즌 롯데를 상대로 10경기에 출전, 25타수 8안타 타율 3할2푼11타점을 올렸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8개의 안타 가운데 5개가 홈런포. 게다가 안치용은 준플레이오프에서 타율 3할3푼3리 1홈런 3타점을 올리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했다. 박재상 역시 롯데를 만나면 힘을 냈다. 올해 롯데를 상대로 12경기에 출전, 39타수 11안타 타율 2할8푼2리 3홈런 11타점을 올렸다. 올 시즌 4홈런을 기록한 박재상은 75%를 롯데전에서 기록한 것. 게다가 준플레이오프에서 타율 3할3푼3리 출루율 5할2푼9리로 2번 타자 자리에서 만점 활약을 펼쳐 플레이오프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cleanupp@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