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그러나 정작 안방 팬들 앞에는 시원한 승리를 선사하지 못했다. 구단 사상 첫 페넌트레이스 2위로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지은 롯데 자이언츠가 SK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에 대해 고심을 거듭하는 이유다. 롯데는 오는 16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질 SK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투수를 놓고 고심 중이다. 선발진 3명으로 압축했던 후보 중 한 명인 라이언 사도스키(29)는 13일 자체 청백전서 백팀 선발로 등판해 2이닝 28구 1피안타(탈삼진 2개)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일단 사도스키의 1차전 선발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자체 청백전에 나서지 않은 투수들 중 선발 요원은 송승준(31)과 장원준(26)이다. 그리고 롯데는 이 두 선발투수를 놓고 1차전 선발로 어떤 카드를 꺼낼 것인지 고심 중이다. 둘 다 올 시즌 SK를 상대로는 좋은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13승 10패 평균자책점 4.18을 기록하며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린 송승준은 SK를 상대로 2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03의 쾌투를 선보였다. 피안타율은 3할2푼6리에 달했으나 13⅓이닝 동안 세 개의 사사구로 안정된 제구를 보여줬고 위기 관리능력도 뛰어났다. 장원준은 올 시즌 15승 6패 평균자책점 3.14로 팀 내 최다승 투수. 송승준과 함께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좌완 에이스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SK와의 3경기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평균자책점 3.32로 기록 또한 뛰어나다. 문제는 현재 컨디션과 상대 타선 뇌관 노릇을 하는 타자들을 어떻게 막아내느냐다. 장원준은 9월 30일 사직 두산전서 7⅓이닝 무실점 구원승을 거둔 것이 가장 최근 등판이다. 당시 최고의 컨디션이었으나 2주 가량이 지난 시점인 만큼 절정의 구위가 남아있는지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송승준 또한 지난 4월 한화전서 5이닝 4피안타 1실점한 것이 최근 등판이었다. 모두 열흘 이상 제대로 된 실전을 치르지 못했다. KIA와의 준플레이오프서 가장 혁혁한 성과를 낸 SK 타자는 정근우와 박정권, 안치용을 꼽을 수 있다. 이 가운데 올 시즌 2할5푼2리 13홈런 53타점으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인 박정권은 송승준과 장원준에게 모두 강한 면모를 보였다. 박정권은 올 시즌 송승준을 상대로 6타수 2안타 1홈런을 기록했고 장원준을 상대로도 8타수 3안타로 정확도 높은 타격을 선보였다. 안치용(송승준 상대 3타수 무안타, 장원준 상대 3타수 1안타 1홈런)이나 정근우(송승준 상대 7타수 2안타, 장원준 상대 6타수 무안타)에 비해 더 무서운 기록을 남겼다. 상대 전적도 좋은 동시에 지난 2년 간 가을에 강한 모습을 보였고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4경기 5할(12타수 6안타 2타점)로 상승세를 탄 박정권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누가 나와도 1차전 선발로서 손색없는 이름값을 갖춘 투수들. 그러나 롯데는 지난 1999년 10월 17일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양대리그 시절) 5차전 이후 승리가 없다. 21세기 가을잔치서 안방 승리가 없던 롯데가 어떤 카드로 부산 팬들에게 1차전 승리를 선사할 것인지 더욱 궁금해진다. farinelli@osen.co.kr 송승준-장원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