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컴플렉스, 완벽하게 극복할까. 롯데 양승호 감독은 2위를 거의 확정 지은 지난달부터 SK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냈다. 플레이오프 상대로 SK와 KIA를 놓고 어디가 편한지에 대해 "KIA가 투수력이 좋지만 페넌트레이스와 단기전은 다르다. SK가 지난해보다 약해졌지만 매년 한국시리즈에 나간 팀이다. 아무래도 KIA보다는 SK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SK는 준플레이오프에서 KIA를 3승1패로 꺾고 플레이오프에서 롯데와 만나게 됐다. 롯데에게는 'SK 컴플렉스'가 있다. 김성근 전 감독이 SK 지휘봉을 잡은 2007년부터 롯데는 유독 SK전만 되면 꼬리를 내려야 했다. 팀 전력이 약했던 2007년에는 4승14패로 SK의 좋은 먹잇감이 됐다. 하지만 제리 로이스터 감독 부임이 팀을 맡고 전력이 강화된 2008년 이후에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08년 첫 8경기에서는 롯데가 SK에 5승3패로 앞섰지만, 이후 두 차례 싹쓸이 패배를 당하며 5승13패로 변함없는 절대 열세를 드러냈다. 2009년 6승13패, 2010년 7승12패. 로이스터 감독이 재임한 3년간 롯데는 SK에 18승38패로 승률이 3할2푼1리밖에 되지 않았다. 2008~2009년에는 15연패, 2009~2010년에는 11연패를 당할 정도였다. 로이스터 전 감독은 SK에 대해 "김성근 감독 시절부터 결코 포기는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SK와는 매경기가 힘들었다. 다른 팀들과 달리 SK는 결코 포기는 몰랐다. 우리가 리드를 잡아도 SK는 끝까지 최선을 다해 괴롭혔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SK를 상대로는 평소보다 작전 변화를 많이 준 것에 대해서도 "SK가 강하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 롯데는 SK와 대등한 승부를 벌였다. 8승10패1무로 최근 5년을 통틀어 맞대결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특히 지난 4년간 SK에게 매년 2차례씩 3연전 싹쓸이 패배를 당했는데 올해는 한 번도 없었다. 2위 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경기였던 지난달 20~22일 사직 3연전에서도 2승1패 위닝 시리즈를 가져간 건 SK가 아니라 롯데였다. 하지만 롯데가 SK 컴플렉스에서 완전 탈피하기 위해선 플레이오프에서 이겨야 한다. 롯데가 지난 3년간 준플레이오프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한 반면 SK는 최근 5년간 6차례 단기전 시리즈에서 5번이나 승리로 가져갔다. 롯데 입장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승부. SK를 넘지 못할 경우 가을잔치는 끝나지만 SK 컴플렉스는 계속 된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