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만 되면 그의 방망이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통산 포스트시즌 타율이 무려 4할2푼3리. '정권 V' 박정권(30. SK 와이번스)의 타격이 롯데 자이언츠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불꽃처럼 폭발할 것인지 더욱 궁금하다. 박정권은 지난 8~12일 펼쳐진 KIA 타이거즈와의 준플레이오프 4경기서 5할(12타수 6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정확한 타격을 선보였다.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서 2할5푼2리 13홈런 53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박정권이 자존심을 세우는 순간이었다. 2007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서 교체요원으로 포스트시즌 데뷔를 치르며 4경기 3타수 1안타를 기록한 박정권은 개인 통산 포스트시즌 성적 4할2푼3리(78타수 33안타) 6홈런 25타점을 기록 중이다. 단순히 기록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경기 내용도 하나하나 알토란 같았다. 2009년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5경기서 4할7푼6리(21타수 10안타) 3홈런 8타점으로 '리버스 스윕' 일등공신이 되었던 박정권은 KIA와의 한국시리즈서도 7경기 3할9푼3리(28타수 11안타) 2홈런 9타점으로 부상병동 SK가 7차전까지 시리즈를 끌고가는 데 한 몫했다. 지난해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서는 3할5푼7리(14타수 6안타) 1홈런 6타점으로 4연승 일등공신이 되었다. 박정권의 장점은 탁월한 힘을 바탕으로 컨디션이 좋을 때는 밀어쳐서도 넘어가는 큰 타구를 때려낸다는 점. 바깥으로 빠져나가도 조금 높다 싶으면 그의 배트가 주저없이 돌아갔고 결정적인 적시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상대 1차전 선발로 유력시되는 장원준에 강점을 보였다는 점도 박정권의 플레이오프 활약을 기대하게 한다. 박정권은 올 시즌 장원준을 상대로 8타수 3안타로 정확도 높은 타격을 선보였다. 7월 28일 경기서 3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것은 아쉽지만 다른 두 경기서는 두 번 이상의 출루를 성공시켰다. 올해 롯데전서 2할6푼1리 2홈런 4타점으로 다소 아쉽기는 했으나 일단 장원준에 대한 컨택 능력 만큼은 살아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단기전은 선수의 결정적인 기운이 승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최근 박정권의 타격감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팬들의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가을이 오면 불꽃 스윙을 유감없이 보여준 박정권의 방망이가 사직에서도 불타오를 것인가.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