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공식 기록지, 왜 한자로 기입할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10.15 22: 48

현재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에 따르면 공식 기록지에서 선수들의 이름은 반드시 한자로 표기하도록 정해놓고 있습니다. 다만 순 한글 이름을 가진 선수, 외국인 선수는 한자가 아닌 한글로 쓰도록 허용하는 예외규정을 두고 있죠. 그런데 굳이 어렵게 선수들의 이름을 한자로 표기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한자와 친숙하지 않다면 선수들의 이름을 알아보기도 쉽지 않은데 말이죠. 이에 KBO 윤병웅 기록위원장은 "동명이인의 존재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윤 위원장은 "기록지를 쓰는 가장 큰 이유는 당시 벌어진 경기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함이다. 그런데 우리가 한자문화권이다 보니 동명이인이 있을 수 있다. 만약 한글로만 표기하면 먼 훗날 지금의 기록을 확인할 때 동명이인은 혼돈을 일으킬 수 있다. 물론 한자까지 모두 일치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한 번 걸러질 수 있으니 현재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지만 한때 한글 표기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현재 아마 야구에서는 한문 표기 대신 한글로 선수의 이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에 윤 위원장은 "공식적으로 내부에서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전면 한글화는 문제가 있지 않냐는 의견이 앞서 결국 현재의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라고 답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대중들이 한자로 된 기록지에 생소함을 느낀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현재 KBO는 홈페이지(www.koreabaseball.com)을 통해 전산 처리된 기록지를 공개하고 있는데요. 여기에는 선수들의 이름이 한글로 기입되어 있습니다. 야구 팬들에게는 보기 쉽게 한글로 표기를 하고 있습니다.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입니다. 기록이 생기면서 야구가 꽃을 피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게 보면 기록지는 '실록'이고 기록원은 '사관'이라고 비유할 수 있죠. 윤 위원장은 "기록의 최우선 가치는 정확성이다. 한자로 쓰는 것이 조금은 불편해도 나중에 정확한 확인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일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신천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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