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해리슨의 엔터~뷰(Enter~View)] 올해로 85세가 된 팝 음악계의 거장 토니 베넷(Tony Bennett)과 이제 막 가요계 발을 디딘 27살의 신인가수 허각이 미국과 한국에서 음악 차트 1위에 등극한 것은 무척 뜻 깊은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8월 3일 85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토니 베넷의 앨범 “Duets II”는 10월 8일자 빌보드(Billboard) 200 차트 1위에 올랐는데, 통산 100장이 넘는 음반을 발표하였고 그래미상 15회 수상 경력의 팝 음악계의 전설 토니 베넷. 이번 앨범으로 생애 최초로 빌보드 메인 차트 1위 –“Hot 100(팝 싱글 차트)”과 “Billboard 200(팝 앨범 차트)”를 일컬음- 기록하게 된 것이다. 허각 역시 케이블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란 차별과 불리함을 극복하고 소속레이블에서 발표한 첫 번째 정식 앨범 타이틀 곡 ‘Hello’로 지상파인 KBS-TV “뮤직뱅크” 1위에 올라 기쁨의 눈물을 흘린 바 있다. 할아버지와 손자 뻘 되는 아티스트가 미국과 한국에서 아름답고도 뜨거운 경쟁 속에서 거둔 뜻 깊은 1위의 의미를 좀 더 알아보자. - 전대미문의 기록으로 남게 될 토니 베넷의 앨범 “Duets II” - 1950년대 중 후반 주류 음악계에 본격 등장했던 토니 베넷은 1926년 뉴욕 출신으로 미국 스탠더드 재즈 팝을 대표하는 음악인이다. 자료를 살펴보니 그는 브라운관을 통해 여전히 왕성한 활동 모습을 남기고 있는 우리 가요계의 전설 패티 김•현미(1938년생) 두 분 보다 훨씬 연장자다. 한국 나이로는 86세 할아버지 가수 토니 베넷이 동생 아니 손자 손녀 뻘 되는 후배 아티스트들과 듀엣 앨범을 내놓았다는 것에 무한한 존경심을 표할 수 밖에 없다. 음반에 수록된 17곡을 작업하면서 열일 곱 명의 듀엣 파트너와 호흡을 맞추었을 장면을 상상해 보니 프로페셔널 음악인 토니 베넷의 철저한 자기 관리를 떠올리게 된다. 가장 경이로운 기록은 토니 베넷이 빌보드 “Hot 100”과 “Billboard 200”등 주요 차트에서 거둔 첫 번째 1위란 것이다. 대중들은 그의 화려한 음악 생활만큼 다수의 1위 곡과 앨범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토니 베넷의 대표 곡이자 팝 명곡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는 1957년 19위까지 밖에 못 올랐다. (같은 해 그래미상 “올해의 레코드”로 선정됨.) 그래미 “올해의 앨범”상의 영예를 안겨준 1994년 발표 음반 “MTV Unplugged”는 빌보드 앨범 차트 48위에 오른 기록이 최고 순위다. 물론 Jazz 음반 차트에서는 다수의 발표 앨범이 정상의 자리에 올랐었다. 2006년 80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발표했던 “Duets-An American Classic” 앨범이 3위에 랭크 된 것이 이전까지 최고의 기록이었다. 물론 1위 자리에 등극을 해야만 반드시 명반 명곡으로 평가 받는 것은 아니란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토니 베넷 지금까지 변변한 1위 작품을 내놓지 못했어도 거장이란 호칭과 더불어 수 많은 음악 팬들과 선후배 음악인들의 존경을 받으면서 정상의 자리를 지켜왔다. 여든 다섯 번째 생일을 자축하기 위한 이번 앨범 역시 1위를 하기 위해 기획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참여 아티스트의 이름만으로도 이 음반이 왜 정상을 차지할 수 밖에 없었는가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팝 음악계를 이끌고 있는 레이디 가가(Lady Gaga)•마이클 부블레(Michael Buble)•노라 존스(Norah Jones)•조시 그로반(Josh Groban)•존 메이어(John Mayer)•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부터 이제는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여성 아티스트 故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의 마지막 공식 레코딩이 이번 앨범에 담기게 되었다. 후배 가수이지만 역시 팝 음악계의 거장으로 추앙 받고 있는 윌리 넬슨(Willie Nelson)•아레싸 프랭클린(Aretha Franklin)•나탈리 콜(Natalie Cole)등과의 듀엣 곡은 깊은 음악적 연륜이 묻어나는 색다른 감동을 준다. 또한, 컨트리•힙합•크로스오버•라틴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대표 뮤지션과의 콜래보레이션 역시 앨범을 즐길 수 있는 구색요소로 잘 갖춰져 있다. 밥 딜런(Bob Dylan)이 2009년에 내놓았던 “Together Through Life”이 앨범 차트 1위에 올랐을 때가 67세였다. 18세가 많은 85세 때 1위 앨범을 발표한 토니 베넷 할아버지의 기록은 오랫동안 깨질 수 없는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남을 것이다. - 신인 가수 허각, 1위 트로피로 가요계 변화를 가져오다 - 허각에 대해서 지금껏 꽤 많은 칼럼을 써왔다. 필자뿐만 아니라 여러 매체를 통해 그의 기사는 여전히 넘쳐나고 있다. ‘Hello’로 모든 주간 음원 차트 1위 및 가온 차트•빌보드 K-POP차트 주간 1위에 오른 9월 마지막 주는 그에 관한 기사가 넘쳐났고 검색 어 순위는 줄곧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같은 주에 3개의 트로피를 연속으로 거머쥐며 허각은 어느 누구보다도 화려한 신인 가수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친정이나 다름없는 M-net의 순위프로그램 “엠 카운트다운” 1위와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로는 처음으로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인 “뮤직뱅크” 1위 마저 거머쥐게 된다. 또한 ‘나를 잊지 말아요’로 진주에서 10월 2일 열렸던 “코리아 드라마 어워즈”에서 베스트OST상까지 수상하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케이블 TV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에 배타적인 다른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출연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상파 음악 순위 1위에 오른 것은 동일한 환경 속에서 활동해야만 하는 동료 가수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정통발라드 곡 ‘Hello’로 정상의 자리를 차지한 것도 허각이 정말 오랜만에 이루어 낸 일이다. (동일 장르 가수에 속하는 김태우와 케이윌이 발표했던 1위 곡은 정통 발라드 넘버는 아니다.) 남녀 아이돌 그룹이 전세계적인 K-POP 인기에 힘입어 가요계를 점령 중이고, 허각의 슈퍼스타K 후배들이라 할 수 있는 시즌 3의 본선참여자들의 미션 곡들이 음원차트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에도 허각의 ‘Hello’는 10월 15일자(미국 발표일 기준) 빌보드 K-Pop Hot 100까지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발라드 장르의 기대주일뿐만 아니라 가요계에 변화의 조짐을 일으킬 수 있는 매서운 신인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 토니 베넷과 허각, 그들의 1위는 오래 기억될 것이다 - 칼럼 중간부분에서 언급했듯이 1위를 한 노래와 앨범이 반드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명반 명곡으로 평가되지는 않는다. 물론 대중성과 음악성을 다 인정받는 작품도 많이 존재한다. 2011년 10월 현재 85세의 거장 토니 베넷과 27세의 풋내기 가수 허각의 1위는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감동적인 창작’의 결과이다. 아마도 그들의 이야기는 후대에 2011년 팝 음악계와 가요계를 떠올리게 될 ‘가을의 전설’로 회자될 것이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