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가을 무대에 참가하는 그의 표정에는 설렘과 기대로 가득 차 있었다. 마치 첫사랑 그녀와의 재회를 기다리는 모습과 흡사했다. 주인공은 롯데 자이언츠 투수 이용훈(34). 지난달 1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 2군 경기에서 프로야구 사상 첫 퍼펙트 게임을 달성했던 이용훈은 13일 자체 평가전서 백팀 선발 투수로 등판해 3이닝 무실점(1피안타 3탈삼진) 완벽투를 뽐냈다. 3년 만에 가을 잔치에 나선 그에게 소감을 묻자 "별거 있겠냐. 공 하나 하나 최선을 다해 던져야지. 늘상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지만 혼을 담아 던져야 하지 않겠냐. 그리고 결과는 하늘에 맡겨야 한다"고 대답했다. 이용훈은 SK와의 플레이오프에서 계투 요원으로 나설 예정. 줄곧 선발 투수로 뛰었던 이용훈에게 다소 낯선 보직일 수 있겠다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이용훈은 "그만큼 더 집중하게 되고 새로운 보직에 더욱 흥미를 가질 수 있어 기대된다"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봤다. 이어 그는 "어떤 상황이나 보직이든 내게 주어진 기회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롯데는 올 시즌이 '정상 등극을 위한 최적기'라고 여기고 있다. 장병수 롯데 자이언츠 대표이사는 "20년간 우승하지 못하면 프로 구단의 존재 이유가 없다"고 정상 등극을 향한 강한 열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용훈 또한 "누가 그러더라. 기회와 준비가 조화를 이뤄야 운이 찾아온다고 했다. 선수들 모두 정말 열심히 한 만큼 반드시 운이 작용하리라 믿는다"고 정상 등극을 갈망했다. 이용훈은 롯데 자이언츠 선수 이전에 한 여자의 남편이자 한 아이의 아버지다. "우승 반지를 가족들에게 선사하고 싶다. 그게 남편이자 아버지의 몫이 아니겠냐". 그의 드라마틱한 가을 잔치를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