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 형이 찬스 때 삼진도 당해주고 어이없는 플레이 한 번씩 해준다면 우리가 올라갈 것 같다". SK 와이번스의 '샤이 보이' 최정(24)이 1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상대팀 선수로 나온 롯데 자이언츠의 강민호(26)에게 조용한 한 방을 날렸다. 최정은 이날 팀에 가장 위협이 될 것 같은 상대 선수로 롯데 손아섭(23)을 꼽으면서 반면 가장 만만한 선수로는 옆에 있던 강민호를 지목했다. 최정은 "민호 형이 찬스 때 삼진도 당해주고 어이없는 플레이 한 번씩 해준다면 우리가 올라갈 것 같다"고 말하며 장난기 어린 미소로 강민호의 미스 플레이를 기원했다. 그러나 최정의 바람이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강민호의 올 시즌 SK전 성적이 나쁘기보다 오히려 좋은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강민호는 올 시즌 타율 2할8푼9리를 기록하고 있지만 SK전 타율은 2할4푼2리에 그쳤다. 그러나 상대 장타율은 4할1푼9리로 전체 장타율 4할8푼에 비해 조금 모자랄 뿐이다. 출루율도 SK전(.356)과 전체(.366)이 비슷해 전체적으로 SK에 만만한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구체적으로 분석하면 더 좋다. 강민호는 올 시즌 15개의 실책으로 전체 5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지만 SK전에서는 1개의 실책에 불과했다. 최정이 지목했던 피삼진 또한 8개(전체 81개)에 불과했다. 7개 팀 가운데 KIA전(3개) 다음으로 가장 적은 개수다. 강민호는 오히려 시즌 47개의 볼넷 가운데 11개를 SK전에서 얻어내며 SK 투수들을 상대로 선구안을 자랑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오히려 최정의 상대 피삼진 개수가 더 많았다는 것이다. 최정은 올 시즌 72개의 삼진 가운데 롯데전에서 13개를 당해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롯데전 삼진을 기록했다. 최정은 올 시즌 5개의 실책만을 범했지만 롯데전에서 1개가 나왔다. 반면 전체 46개의 볼넷 중에서 롯데를 상대로는? 단 1개만을 얻어냈다. 과연 최정의 바람대로 강민호가 어이없는 플레이로 자멸하며 SK의 한국 시리즈 진출을 도울 수 있을까. 일단 지금까지의 모습으로 볼 때 그럴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오히려 그 전에 최정의 롯데전 분발을 바라는 게 우선일 듯 하다. autumnbb@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