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1] 장원준-김광현, '직구 제구' 교훈 남긴 대결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10.16 16: 49

아무리 많은 변화구를 갖췄다고 해도 엄청난 변화량과 구위를 자랑하지 않는 한 기본적인 직구 제구가 되지 않는다면 경기를 풀어가기 어렵다. 롯데 자이언츠의 15승 좌완 장원준(26)과 SK 와이번스 좌완 에이스 김광현(23)의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맞대결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장원준과 김광현은 16일 부산 사직구장서 벌어진 2011 플레이오프 1차전서 양 팀의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상대적으로 좀 더 마운드를 지킨 장원준은 5이닝 9피안타(탈삼진 3개, 사사구 2개) 4실점을 기록했으며 김광현은 3⅔이닝 8피안타(1피홈런, 탈삼진 4개, 사사구 3개) 4실점을 기록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둘 모두 승리-패전을 기록하지는 않았으나 양 팀 선발진 최고 카드였음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기록이다. 이날 양 팀 선발은 직구 제구 면에서 평소보다 현저히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총 개의 공을 던진 장원준은 결국 장원준은 4회 박정권에게 솔로포를 내준 데 이어 박진만의 중견수 희생플라이와 정근우의 중견수 방면 1타점 안타로 4회서만 3실점했다. 그리고 6회초에는 선두타자 김강민에게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내준 뒤 바뀐 투수 임경완이 박진만에게 좌중간 1타점 안타를 허용했다. 장원준의 승리 요건이 날아간 순간. 상대 타선의 예봉을 피하지 못한 것은 김광현도 마찬가지였다. 김광현은 1회 김주찬에게 선두타자 홈런을 내준 뒤 만루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다. 2회서도 김주찬과 손아섭에게 연속 1타점 중전 안타를 내준 김광현은 4회 전준우에게 1타점 좌전 안타를 허용하며 끌려갔다. 승리 요건 충족 실패에는 이유가 있었다. 장원준은 총 95개(스트라이크 55개, 볼 40개)의 공을 던지며 최고 148km의 직구를 구사했으나 정작 직구 제구는 좋은 편이 아니었다. 대체로 높거나 양 옆을 빗겨가는 공이 많았다. 4회 3실점 빌미가 된 것도 몸쪽 직구가 제구되지 않았기 때문. 3회까지 커브, 서클 체인지업, 슬라이더로 재미를 본 장원준이었으나 정작 직구는 상대에게 위협을 가하지 못했다. 김광현도 마찬가지였다. 올 시즌 상대적으로 비시즌 훈련량이 부족했던 동시에 투구 밸런스 붕괴 문제까지 야기되어 고전했던 김광현도 최고 148km의 직구를 던지기는 했다. 그러나 총 102구 중 볼이 41개에 달했다. 절반 가량(52개)이 직구였으나 1회 빗나가는 볼이 많았다. 139km에 달한 슬라이더와 108km까지 구속을 떨어뜨려 던진 커브의 움직임이 나쁘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직구 제구 난조가 더욱 뼈아팠던 경기다. 야구인들은 "공 빠르기와 관계없이 기본적으로 투수들은 직구로 제구를 잡을 수 있어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항상 꺼내놓는다. 가장 기본적인 공이자 때로는 결정구가 되기 때문이다. 장원준과 김광현이 보여준 예상 밖 부진은 이를 제대로 시사했다.      farinelli@osen.co.kr 장원준-김광현./부산=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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