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회복 공언' KBL, 여전히 '스토리 텔링' 소홀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1.10.17 09: 45

# 2009~201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이 열렸던 지난해 3월 11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인 올드 트래퍼드는 한 선수의 귀환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바로 AC밀란 소속으로 경기를 치르기 위해 온 데이빗 베컴이 경기장에 나타났기 때문. 2003년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불화로 맨유를 떠난 지 7년 만의 귀환이었다. 베컴은 이날 경기에 선발로 나서지 못했지만 후반 교체로 그라운드에 나서자 장내 아나운서는 그의 복귀를 알렸고 팬들은 기립 박수로 그를 환영했다. # 지난 5월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111초 박수'가 울려 퍼졌다. 바로 1996년 수원의 창단부터 지난해까지 푸른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이운재(38)가 전남 이적 후 처음으로 친정팀과 경기를 하기 위해 수원을 찾은 것. 경기 시작을 앞두고 수원은 이운재를 위한 환영식을 치렀다. 관중들의 111초 기립박수는 등번호 1번을 달고 수원에서 뛰었던 '미스터 블루' 이운재의 업적을 가슴에 세 번 새기겠다는 뜻이다. 올 시즌 KBL은 한선교 총재 부임 후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프로 스포츠에서 이제 매우 중요해진 '스토리 텔링'은 아직 나아질 줄 모르고 있다. 분명 지난 16일 열린 경기서는 팬들의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을 선수들이 있었기에 더했다. 바로 창원 LG서 뛰고 있는 올루미데 오예데지와 고양 오리온스 소속의 크리스 윌리엄스. 둘은 모두 자신이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서울 삼성 및 울산 모비스와 각각 원정 경기를 펼쳤다. 이날 오예데지는 승리를 거뒀고 윌리엄스는 패배를 당했다. 오예데지는 지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서울 삼성에서 뛰었다. 나이지리아 국가대표를 거치기도 한 그는 2005~2006 시즌 삼성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자유계약 선수로 골밑에서 안정적인 역할을 펼치면서 삼성에 우승을 안겼다. 미국 청소년대표를 지내기도 한 윌리엄스도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모비스에서 플레이했다. 윌리엄스는 2005~2006시즌 모비스 우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베컴이나 이운재 만큼은 아니지만 분명 짧은 KBL 역사에 그들의 이름은 분명하게 올라있다. 오예데지와 윌리엄스 모두 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윌리엄스는 2005~2006 시즌 최우수 외국인 선수상과 이성구 기념상(모범선수상)을 차지했을 정도로 확실한 능력과 함께 팬들뿐만 아니라 선수들에게도 사랑을 받았다. 이날 경기를 마치고 모비스 유재학 감독과 양동근은 윌리엄스와 활짝 웃으며 포옹을 했다. 특히 윌리엄스는 과거 양동근의 결혼식 참석을 위해 자신의 출국을 연기했을 정도로 팀에 대한 애정이 강했다. 경기전 모비스는 윌리엄스에 대해 예우를 했고 팬들은 크게 환호성을 질렀다. 오예데지와 윌리엄스의 이야기는 구단 보다 KBL서 부각 시켜야 한다. 그들의 이야기가 더 많이 알려졌다면 경기에 대한 흥미가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홈팀의 승리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구단 보다는 KBL이 직접 나서 이러한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농구 인기를 새롭게 이끌겠다는 총재의 의지는 충만하지만 현재 직접적으로 나타난 것은 없다. 이른바 '마지막 승부' 세대도 거의 남지 않은 상황에서 KBL의 인기를 이끌었던 이들에 대한 대접이 바로 KBL의 역사도 재정비하고 '논현동 한 농구'로 새롭게 농구의 인기를 끌겠다는 새로운 총재의 의지와도 맞아 들어갈 수 있다. 10bird@osen.co.kr 올루미데 오예데지-크리스 윌리엄스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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