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불펜은 SK가 강했다. SK가 강력한 불펜의 위력으로 포스트시즌을 장악하고 있다. 이만수 감독대행이 이끄는 SK는 지난 16일 롯데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7-6으로 승리했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막강한 불펜이 경기종반 위력을 떨치며 1점차 승리를 가져갔다. 이날 SK는 선발 김광현을 제외해도 이영욱-박희수-정대현-엄정욱-정우람까지 5명의 구원투수를 총동원했다. 박희수와 정대현이 1실점씩 했지만 6⅔이닝을 효과적으로 막는데 성공했다. 특히 위기 상황에 때마다 SK 투수들의 관리능력이 빛을 발했다. SK는 1차전 투수를 교체할 때마다 모두 주자가 있는 상황이었다. 이영욱은 4회 2사 1·2루, 박희수는 6회 1사 1루였고, 정대현은 7회 2사 3루, 엄정욱은 2사 1·2루, 정우람은 9회 1사 만루에서 등판했다. 박희수를 제외하면 모두 주자가 득점권에 있는 부담스런 상황. 하지만 이 상황에서 SK 불펜투수들은 승계주자를 한 명도 홈으로 불러들이지 않았다. 9명의 승계주자가 있었지만 실점으로 이어진 건 없었다. 승계주자 실점률 제로. 투수교체 타이밍도 적절했고, SK 투수들의 위기관리능력도 증명됐다. 페넌트레이스에서도 SK는 승계주자 실점률이 26.5%로 삼성(23.8%)에 이어서 두 번째로 좋은 팀이었다.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1~4차전 포함해 SK는 경기당 평균 3.8명의 불펜투수가 투입되고 있다. 이만수 감독대행은 '초보' 딱지가 무색할 정도로 적재적소에 구원 투수들을 투입했고, SK 불펜투수들도 이 대행의 믿음에 보답하는 안정감있는 피칭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SK 구원투수들이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 기록하고 있는 평균자책점은 2점대(2.49)이고, 득점권에서 피안타율은 1할대(0.130)다. 게다가 승계주자 실점률마저 13.3%. 1차전에서 정대현이 불의의 블론세이브를 저질렀지만 SK 구원투수들은 도합 2승3홀드1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다. 선발이 약한 SK이지만 그 뒤에는 더 막강한 투수들이 대기하고 있다. 선발을 무너뜨려도 SK를 상대로는 안심할 수 없다. 넘어도 넘어도 SK 불펜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