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정대현, "내겐 이대호나 홍성흔이나 똑같다"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10.17 11: 23

"이대호나 홍성흔이나 똑같기 때문에 승부했다." SK 정대현(33)이 천적으로 불리던 롯데 4번 타자 이대호(29)와의 정면 승부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정대현은 1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승부처에서 동점타를 맞아 뼈아픈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팀이 6-5로 리드하던 8회말. 2사 후 전준우에게 안타를 맞은 정대현은 이대호를 상대해야 했다. 게다가 도루까지 허용, 2사 2루로 동점 위기에 몰린 상태였다. 이 때 SK 벤치에서는 이대호 대신 홍성흔과 대결하라는 사인이 나왔다. 포수 정상호를 통해서였다. 그러나 정대현은 고개를 흔들었다 정면승부를 택한 것. 그러자 이번에는 김상진 투수코치가 직접 마운드에 올랐다. 역시 홍성흔을 택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정대현은 이대호와의 승부를 택했다. 결국 정대현은 이대호에게 동점 좌전적시타를 맞았다. 정대현은 경기 후 당시 상황에 대해 "벤치에서 이대호를 거르고 홍성흔 선배와 상대하라는 사인이 나왔다"면서 "그러나 내 입장에서는 이대호나 홍성흔이나 똑같다. 둘 다 힘든 상대"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이대호를 걸어 내보내면 역전주자까지 나가는 것"이라는 정대현은 "홍성흔에게 장타를 맞으면 동점을 넘어 역전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정대현은 홍성흔에게도 안타를 맞은 후 엄정욱과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왔다. 정대현은 이대호의 천적 투수로 불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역대 통산 55차례 맞대결한 성적은 49타수 5안타 타율 1할2리 3볼넷 1사구. 희생플라이가 1개고 삼진 6개였다. 땅볼 23개 그리고 파울플라이 5개로 정대현이 이대호를 철저히 몰아세운 모습이었다. 정대현은 "솔직히 잘들어갔다고 생각했는데 숙소에 돌아와 TV를 봤더니 중간으로 조금 몰렸다"면서 "컨디션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이대호가 놓치지 않고 잘친 것"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서면 투수 입장에서는 빡빡하다. 배트도 길고 던질 곳이 없는 것 같다"면서 "최고의 타자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베스트로 맞서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천적이라는 생각보다는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막다보니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뜻이었다. 정대현은 올해 이대호를 상대로 6타수 3안타 1볼넷을 허용했다. 상대전적이 유난히 좋지 않다. 이에 "그럴 때도 되지 않았나"는 정대현은 "최고 타자를 상대로 그동안 잘막아왔다"면서 "이대호를 인정한다. 문제는 상대가 아니라 나다. 다시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쿨하게 웃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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