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롯데, 1차전 '잔루 14개' 초구 공략이 독됐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10.17 12: 27

초구 공략이 독으로 작용했다. 롯데 타선은 SK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충분히 터졌다. 9번타자 문규현을 제외한 나머지 선발 타자들이 모두 16안타를 합작했다. 사사구 6개와 도루 3개까지 포함하면 롯데 타선은 활발했다. 그러나 정작 홈을 밟은 주자는 6명 뿐이었고, 잔루만 무려 14개나 남았다. 결정적인 순간 초구를 공략한 것이 독으로 작용하며 뼈아픈 패배로 이어졌다. 이날 롯데는 모두 9차례 초구 공략이 있었다. 황재균의 희생번트와 6문규현의 기습번트를 빼면 나머지 7차례 초구 공략에서 7타수 2안타를 쳤다. 중요한 건 득점권에서 초구 공략으로 희생번트를 4타수 무안타로 찬스를 무산시켰다는 것이다. 안타 2개는 5회와 9회 선두타자로 나온 홍성흔과 황재균이 때린 것이었다. 1회 1사 만루 찬스에서 강민호가 3루 쪽 병살타로 추가점을 올리지 못한 것부터 꼬였다. 만루 찬스를 살렸다면 초반 대량 득점으로 SK 선발 김광현을 조기에 무너뜨릴 수 있었다. 이대호의 동점 적시타로 분위기가 한껏 오른 8회 2사 1·2루에서도 강민호가 바뀐 투수 엄정욱의 초구에 2루 땅볼로 물러나며 역전 분위기를 잇지 못했다. 끝내기 찬스가 찾아온 9회에도 두 차례 결정적인 초구 공략으로 기회를 무산시켰다. 무사 1·3루에서 대타로 나온 손용석이 초구에 투수 앞 땅볼로 흐름을 끊었고, 계속된 1사 만루에서도 손아섭이 바뀐 투수 정우람의 초구 높게 들어온 체인지업 무리하게 끌어당겨 2루수 앞 병살타로 이닝이 마감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롯데는 초구 공략으로 재미를 본 팀이었다. 페넌트레이스에서 초구 공략시 타율 3할7푼5리에 29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강민호는 초구 공략시 타율 3할3푼8리·6홈런을 폭발시켰고 손아섭도 타율 4할9푼2리·3홈런으로 놀라운 초구 공략 성공 확률을 자랑했다. 손용석도 초구에 13타수 6안타 타율 4할6푼2리를 쳤다. 그러나 큰 경기 그것도 경기 주도권을 잡거나 끝낼 수 있는 찬스에서 성급한 초구 공략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하나 같이 타격시 힘이 들어간 땅볼 타구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두 배였다. 15안타를 터뜨렸지만 도망가거나 끝내야 할 때를 놓치며 1차전을 내주고 말았다. 상황에 맞지 않은 초구 공략이 결과적으로 독으로 작용한 것이다. 반면 SK는 4차례 초구 공략이 4차례였고 그 중에는 안치용의 6회 투런 홈런과 김강민의 2루타가 있었다. 그만큼 신중한 타격을 했다. 올해 SK도 페넌트레이스에서 초구 공략시 타율 3할3푼7리에 홈런 18개를 때린 팀이지만 큰 경기에서는 신중하게 타격한 것이 좋은 결과를 낳았다. 페넌트레이스에서 SK의 초구 공략 비율은 13.6%였지만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8.5%로 줄었다. 반면 롯데는 페넌트레이스에서 15.1%였던 초구 공략 비율이 1차전에서는 18.0%로 오히려 늘어났다. SK는 노련했고, 롯데는 성급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는 말이 초구 공략을 통해 증명된 1차전이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