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드래곤즈가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변함없던 6강 플레이오프(PO) 진출 구도가 조금 변했다. 지난 16일 28라운드 직전까지 5위 자리를 차지하던 전남이 7위로 떨어지고 6위 부산 아이파크가 5위, 7위 울산 현대가 6위로 올라온 것. 전남은 28라운드 광주 FC와 홈 경기서 예상치 못했던 0-2 패배를 당했다. 뼈 아팠다. 광주전에서 승점 3점을 추가한 후 포항과 전북에 도전하려던 전남 정해성 감독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광주전 패배로 이제 전남은 6강 PO 진출을 자력으로 일궈내는 건 힘들다. 그렇지만 기회는 있다. 현재 전남의 승점은 41점, 5위 부산은 43점, 울산은 42점으로 한 경기 결과에 순위는 다시 요동친다. 29라운드가 부산과 울산의 격돌임을 생각해 보면 전남에도 희망은 있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 시즌 리그 1·2위 자리를 달리는 전북과 포항을 넘어야 한다. 가히 리그 최강이라 불리는 두 팀과 대결로 확실한 건 전남이 열세라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다. 배수의 진을 치는 수밖에 없다. 이에 정해성 감독은 자신감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감독은 광주전을 마친 후 "포항과 전북 모두 충분히 해 볼 만한 팀이라고 생각한다. 자신감을 가지고 잘 준비해서 남은 2경기서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 감독이 자신있어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이번 시즌 개막전에서 전남은 전북을 상대로 1-0 승리를 거뒀던 바 있다. 이번 시즌 전북이 기록한 단 3패 중 하나가 전남이 안겨준 것. 또한 포항은 2라운드에서 상대해 0-1로 패배했다. 패배하기는 했지만 한 골차라면 이번에는 승부를 걸어 볼 수 있다는 소리다. 또한 결정적으로 전남 선수단의 동기부여다. 아직 전남은 6강 PO 진출의 가능성이 남은 만큼 선수들에게 확실한 동기부여를 시킬 수 있다. 그렇지만 전북과 포항은 남은 정규리그 일정 동안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 불확실하다. 이미 사실상 우승은 전북이고, 2위는 포항이기 때문. 아직 산술적으로는 우승과 2위 자리가 바뀔 수는 있다. 전북과 포항의 승점차는 6점. 남은 두 경기서 전북이 모두 패하고 포항은 승리를 거두면 승점차는 없다. 다만 현재 두 팀의 득실차가 11점이다. 현실적으로 뒤엎기에는 불가능한 차이다. 포항의 2위 자리도 마찬가지다. 3위 수원·4위 서울과 승점이 6점차지만 득실차는 각각 9점, 11점이 차이가 난다. 순위가 확정되다시피 한 전북과 포항은 이제 챔피언 결정전과 플레이오프 준비에 들어간다. 선수단의 부상을 무엇보다 조심할 것이 분명하다. 전남은 이 점을 노려보겠다는 것이다. 전남 감독으로 부임한 지 한 시즌이 다 되어가는 정해성 감독. 시즌 내내 고비였지만 이제 진정한 고비다. 과연 정 감독이 어떤 모습으로 전남 선수단을 이끌고 겨울 잔치에 참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sports_narcoti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