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고개숙인 강타자' 손아섭에게 아낌없는 격려를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1.10.17 10: 42

정규 시즌 2위로 가을 잔치에 나선 롯데 자이언츠. 16일 SK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서 연장 혈투 끝에 6-7로 고배를 마셨다. 롯데는 6-6으로 맞선 9회말 1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선두 타자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승리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조성환이 좌전 안타로 1,3루 찬스를 이어갔다. 대타 손용석이 투수 앞 땅볼로 아웃된 뒤 김주찬이 고의 4구로 출루해 1사 만루 천금같은 기회를 얻었다. SK 벤치는 좌타자 손아섭을 봉쇄하기 위해 엄정욱 대신 정우람을 투입했다. 손아섭은 정우람의 1구째 높은 체인지업을 공략했으나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물러났다. 승리를 눈앞에 두고 기회를 살리지 못한 그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위기 뒤 찬스, 찬스 뒤 위기'라는 야구계의 속설처럼 SK는 10회 정상호의 결승 솔로포를 앞세워 1승을 먼저 챙겼다. 하루에 안타 하나라도 못치면 잠을 못잘 정도로 승부 근성이 강한 손아섭이라면 전날 경기 후 죄책감에 사로 잡혀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을 것 같다. 방망이가 맞지 않을때면 마음에 들때까지 밤새도록 방망이를 휘두른다. 새벽 3시를 훌쩍 넘는 일도 허다했다. 물론 롯데 입장에서는 손아섭이 찬스를 살렸다면 더할 나위없이 기뻤을 듯. 그래도 그가 없었다면 정규시즌 2위는 결코 쉽지 않았다. 그는 올 시즌 116경기를 뛰며 타율 3할2푼6리(442타수 144안타) 15홈런 83타점 13도루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누렸다. 그리고 공격 뿐만 아니라 안정된 외야 수비 능력을 과시하며 승리에 이바지했다. 양승호 롯데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팀내 선발 명단 가운데 유일한 좌타자인 손아섭이 잘 해줘야 한다"고 키플레이어로 낙점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던가. 롯데를 이끌 간판 타자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강타자로 성장할 손아섭을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건 어떨까.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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