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나이티드 박경훈 감독이 이번 시즌 지나간 일들을 떠올리며 감사함을 느꼈다. 지난 16일 부산 아이파크와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28라운드 경기서 1-3으로 완패한 제주는 6위 울산 현대와 승점차가 5점으로 벌어지며 이번 시즌 6강 플레이오프(PO) 진출이 힘들어지게 됐다. 물론 산술적으로는 아직 가능하다. 그렇지만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사실 이번 시즌 동안 제주에는 많은 일이 있었다. 특히 전력과 관련해 일이 많았다. 플러스 되는 일보다는 마이너스 되는 일이 더 많았다. 시즌 개막 직전에는 팀의 주축 선수였던 구자철이 해외 진출, 시즌 중반에는 중원에서 제 몫을 해주던 박현범이 수원 삼성으로 이적한 것. 박경훈 감독으로서는 계속된 전력 이탈로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일까? 박 감독은 "우리는 이번 시즌에 대해 (마음을) 비웠다"면서 "어려운 시기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박 감독이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는 뜻. 팀을 이끄는 입장에서 전력 변화, 특히 전력의 저하는 무엇보다도 가슴 아픈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박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박 감독은 "그래도 죽을 뻔한 사람을 살려 놓지 않았느냐"고 했다. 지난 5월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졌다가 기적적으로 일어선 신영록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팀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생명이 더 중요하지 않겠냐는 뜻이었다. 이어 박 감독은 "홍정호도 (승부조작 혐의를 벗는데)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무혐의가 됐다"며 팀 내에서 생긴 긍정적인 사건만을 생각했다. 자칫하면 두 선수를 잃을 뻔한 상황에서 두 선수를 구한 박 감독 입장에서는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박 감독은 "그런 것들에 감사하고 있다"면서 미소를 잃지 않았다. 다른 쪽으로 생각해보면 분명 부정적인 일들이다. 그러나 박경훈 감독은 신영록의 전력 이탈이 아니라 회복 소식, 그리고 홍정호가 승부조작 혐의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일이 아닌 무혐의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 등 긍정적인 면만을 바라봤다. sports_narcoti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