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4선발' 윤희상, "송은범-윤석민, 고마운 내 잔소리꾼들"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10.17 17: 48

"내겐 다 고마운 잔소리들이죠."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깜짝 호투를 펼쳤던 8년차 SK 투수 윤희상(26)에게는 '시어머니'가 둘 있다. 항상 옆에서 떠나지 않고 잔소리를 해대는 사람이 있다는 뜻이다. 바로 팀동료이자 선배인 송은범(27)과 초등학교, 중학교 1년 후배 KIA 윤석민(25)이다. 지난 1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앞서 만난 윤희상은 "어휴, 어찌나 잔소리를 해대는지. 잔소리꾼 1순위는 은범이형이고, 2순위는 석민이"이라고 고개를 절래절래하면서도 "그래도 그런 잔소리꾼들이 있어 너무 고맙고 행복하다. 고마운 잔소리꾼들"이라고 활짝 웃었다. 선린인터넷고를 졸업한 지난 2004년 2라운드 1순위로 입단한 윤희상은 2억원의 계약금이 말해주듯 최고 유망주 중 한 명이었다. 큰 키(193cm)에서 150km의 직구를 내려꽂았으니 기대가 대단했다. 그렇다보니 스스로에게 관대했다. 그런 관대함은 윤희상을 지난 7년 동안 무명투수로 머물게 했다. 윤희상은 올 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서 "올해1승만 하면 은퇴를 해도 좋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다. 정말 야구를 하고 싶다는 절박한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런 마음으로 한 훈련 덕분인지 올해 생애 첫 승을 넘어 3승이나 거뒀다. 윤희상은 "처음에는 좀 건방진 생각을 많이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그 때마다 은범이형이 길잡이가 돼줬다. 솔직히 듣기 싫을 때도 있다. 하지만 항상 나 잘되라고 하는 말이라는 것을 잘 안다"면서 "같은 방을 쓰면서 투구폼이나 구질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준 은범이형 덕분에 올해 좋은 성적이 난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후배 윤석민에 대해서는 "초등학교, 중학교 때만 해도 내게 조언을 구했다. 그리고 내가 잔소리를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윤석민은 국가대표 투수가 됐다. 이제는 석민이가 잔소리를 한다"고 웃었다. 단순히 잔소리가 아니다. 윤희상은 "석민이는 이런저런 구질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면서 "고맙고 기특한 후배"라고 진심어린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12일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선발투수로 나와 깜짝 승리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윤석민과의 맞대결에서도 당당히 무실점으로 버티며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짓는 일등공신이 됐다. 승부는 승부. 하지만 경기 후 윤석민에게 전화를 건 윤희상은 "석민이에게 '괜찮냐. 걱정된다'고 물었더니 '괜찮다. 형이 잘해서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잘하라'고 오히려 나를 위로해줬다"면서 "이 두 사람 때문에 야구가 재미있다"고 활짝 웃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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