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가을 악몽은 없었다. 롯데 우완 에이스 송승준(31)이 포스트시즌 악몽에서 벗어나는 쾌투로 가을 밤하늘에 포효했다. 송승준은 1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SK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등판, 6이닝 5피안타 3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첫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했다. 지난 3년간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송승준은 승리없이 3패 평균자책점 15.88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플레이오프를 앞두고는 "지난 3년간 가을만 되면 부산에서 얼굴도 못 들고 다닐 정도로 팀을 망쳐 놓았다. 항상 지라는 법은 없다. 나도 자존심이 있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송승준의 자신감은 경기 초반부터 나타났다. 1회 1번타자 정근우를 2루 땅볼로 처리한후 박재상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최정과 이호준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스타트를 잘 끊었다. 최정은 바깥쪽 꽉 차는 직구, 이호준은 종으로 떨어지는 스플리터를 결정구로 삼았다. 2회에도 포스트시즌에서 최고조의 타격감을 뽐낸 박정권과 안치용까지 4타자 연속으로 삼진 요리했다. 박정권은 스플리터, 안치용은 직구로 스탠딩 삼진을 잡았다. 스플리터와 직구로 결정구 패턴을 바꿔가며 SK 타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경기 초반 9타자 중 5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 2사 후 정근우에게 첫 안타를 맞았지만 박재상 타석에서 강민호가 2루 도루 저지에 성공하며 흐름을 끊었다. 송승준 스스로 경기 초반부터 날카로운 견제로 SK 주자들의 발을 효과적으로 묶은 효과였다. 이어 4회에도 첫 타자 박재상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이호준을 병살타로 유도하며 실점없이 잘 막았다. 5회에도 2사후 김강민을 안타로 출루시켰지만, 날카로운 1루 견제로 주자를 묶어둔 후 정상호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2루수 뜬공으로 잡았다. 5회까지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6회에도 첫 타자 박진만에게 안타를 내줬으나 정근우를 병살타로 이끌어냈다. 이어 박재상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최정 타석에서 초구를 던지기도 전에 박재상을 1루 견제사로 아웃시키며 포효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송승준은 최정에게 유격수 내야안타를 허용한 뒤 이호준과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주며 무사 1·2루에서 마운드를 강영식에게 넘겼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개인 첫 퀄리티 스타트와 함께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당당하게 마운드를 내려갔다. 마운드를 내려가는 송승준을 향해 부산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총 투구수는 103개, 직구 최고 구속은 148km였다. 직구(50개)와 스플리터(38개)에 커브(13개)-슬라이더(2개)를 적절하게 섞어 던지며 SK 타자들을 제압했다. 구원등판한 강영식이 박정권에게 적시타를 맞는 바람에 송승준의 실점은 1점이 됐지만 그에 이어 등판한 임경완이 추가 실점을 막으며 승리투수 요건을 지켰다. waw@osen.co.kr 부산=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