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경기 연속 도루. 올해 페넌트레이스서 두 개의 도루에 그친 베테랑은 몸을 던지며 입담 대신 행동력을 보여줬다. '쾌남' 홍성흔(34. 롯데 자이언츠)이 주장으로서 책임감 넘치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홍성흔은 17일 부산 사직구장서 벌어진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서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볼넷 1개) 1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팀의 4-1 승리 일등공신의 활약은 아니었으나 몸을 아끼지 않는 경기 내용에 주목할 만 했다. 2-0으로 앞선 6회말 상대 선발 브라이언 고든의 3구 째를 띄워 좌중간 안타로 연결한 홍성흔은 강민호 타석 볼카운트 2-2에서 도루를 시도해 세이프되었다. 충분히 작전이 걸렸을 시점이기도 했으나 홍성흔은 열심히 뛰어 도루를 성공시켰다. 두 경기 연속 도루. 16일에도 홍성흔은 5회 유격수 쪽 깊은 타구를 때려낸 뒤 1루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여유있게 서서 들어갔어도 세이프 되었을 타구였으나 홍성흔은 몸을 던졌다. 그리고 포수 정상호의 송구가 빠지는 행운 속 2루를 훔치기도 했다. 4-3으로 간신히 앞선 순간이던 만큼 홍성흔은 몸을 던져 선수단에 메세지를 전달했다. 플레이오프 들어 벤치에서 특유의 입담을 과시하기보다 경기 직전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격려하는 주장으로서 역할에 충실한 홍성흔이다. "선수들에게 지금 이 순간을 즐기라고 했다. 너무 긴장하지 말라고. 그 정도 이야기했다"라는 말 정도가 홍성흔이 플레이오프 경기 전 꺼낸 이야기다. 선수 개인에게도 이번 플레이오프는 더없이 중요하다. 두산 시절이던 2008년 이후 홍성흔은 지난 2년 간 플레이오프를 경험하지 못했다. 프리에이전트(FA) 이적하며 '항상 팬 사랑에 감사한다. 반드시 더 좋은 성적을 내는데 전력을 쏟겠다'라던 홍성흔이었으나 2시즌 모두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로 이어졌다. 개인은 좋은 성적을 거뒀으나 결과론적으로 팀 성적이 '현상 유지'였던 만큼 홍성흔은 매번 그에 대한 책임감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이번 플레이오프서는 말수를 줄이는 대신 몸으로 '선수로서 의무'를 말했다. farinelli@osen.co.kr 부산=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