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만 관중을 돌파한 한국프로야구가 30주년을 맞았지만 팬들의 성숙되지 못한 응원문화 때문에 포스트시즌 축제에 옥에티가 되고 있다. 17일 사직구장에서는 2위 롯데 자이언츠와 3위 SK 와이번스의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PO 2차전이 열렸다.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롯데는 한국시리즈 진출에 대한 열망이 뜨겁다. 롯데 관중들의 응원 열기는 모두가 인정한다. 그러나 문제는 경기 중간중간 팬들이 경기장에 오물을 투척하면서 발생했다. 5회말 SK의 수비 때 좌익수 박재상을 향해 물체가 날아들었다. 다행히 박재상에게 맞지는 않았지만 타구를 쫓아 홈플레이트를 보고 있는 박재상으로서는 등 뒤에서 날아오는 타구를 뒤늦게 느낄 수 있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6회말 전준우가 0-0의 균형을 깬 선제 투런홈런을 쏘아 올렸다. 그러나 SK가 비디오 판독을 신청하자 갑자기 롯데 관중들은 이물질을 경기장으로 던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롯데 장내 아나운서가 직접 나서 "관중 여러분, 경기장 내 오물 투척을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방송을 몇 차례 반복했다. 방송을 들은 몇몇 관중들은 "집에 가"를 외치기도 했다. 다행히 과거와 같이 쓰레기통이 경기장으로 날아든다던지 많은 양의 오물이 투척된다던지 하는 일은 없었다. 술이 많이 취한 일부 관중의 행동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보고 넘기기는 힘들다. 롯데 관중들 중 일부는 전날(16일) 1차전 연장 10회 끝에 6-7로 패하자 경기 후 그라운드에 오물을 던졌다. 심지어 홈플레이트 뒤쪽에서 기사를 작성하고 있는 기자들을 향해 맥주캔과 쓰레기를 투척하기도 했다. 물론 지난 1999년 이후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염원하는 롯데 팬들의 야구를 향한 뜨거운 열정을 이해한다. 그러나 경기장에는 미취학 아동부터 초중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어린 친구들도 많다. 또한 이는 팬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경기 집중을 방해하는 일이다. 이날 롯데는 전준의 결승 투런포에 힘입어 SK를 4-1로 꺾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팬들의 아쉬운 모습이 없었다면 더 아름다웠을 사직이었다. agasi@osen.co.kr 부산=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