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레이트를 밟을때 그 기분은 정말 짜릿했다". 롯데 자이언츠 강타자 손아섭(23, 외야수)이 플레이오프 1차전의 악몽에서 벗어났다. 1차전서 6-6으로 팽팽하게 맞선 9회 1사 만루서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때려 죄책감에 빠졌던 손아섭은 17일 2차전에서 4-1 승리에 기여했다. 1회 중전 안타를 때린 뒤 6회 1사 후 행운의 내야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곧이어 전준우가 SK 선발 브라이언 고든의 3구째 직구(145km)를 때려 120m 짜리 좌중월 투런 아치를 터트렸다. 손아섭은 여유있게 홈을 밟으며 첫 득점을 올렸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손아섭은 "6회 팀의 두 번째 안타를 때린 뒤 (전)준우형의 홈런 때 홈을 밟았는데 3루를 돌면서 나도 모르게 손을 번쩍 들었다. 마치 내가 홈런친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아무래도 전날의 아쉬움이 있어 그런지 홈을 밟을때 기분이 짜릿했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약간의 부담을 느꼈던 그는 "잘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으니 확실히 긴장은 되더라"며 "그래도 팀이 이기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돼 어깨 위에 있던 짐을 내려놓은 기분"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방망이는 잘 쳐도 3할. 손아섭도 "1차전에서 나 때문에 졌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 보니까 어떻게 매 타석마다 안타를 칠 수 있겠냐 싶더라. 두 차례 찬스 가운데 처음에는 타점을 올렸고 그 다음엔 병살타에 그쳤는데 물론 지난 일이기도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허허 웃었다. 2차전 설욕에 성공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린 롯데는 19일부터 인천 문학구장에서 2연전을 벌인다. 손아섭은 "1차전에서도 좋은 경기를 했지만 확실히 우리 팀이 달라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문학구장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