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감독들, '자진사퇴 시대'인가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10.18 15: 01

한국프로야구 감독들 사이에 새로운 트랜드가 생겼다. 명목상 자진사퇴지만 사실상 해임이나 다름없는 퇴진이 이어지고 있다. KIA  타이거즈가 18일 오후 조범현 감독을 해임하고 선동렬 전 삼성 감독을 새 감독으로 결정했다. KIA는 조범현 감독의 자진사퇴라는 표현을 썼지만 사실상 1년 임기를 남겨둔 조범현 감독을 경질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조범현 감독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는 4명의 감독이 옷을 벗었다. 먼저 지난 6월 두산을 맡던 김경문 감독이 자진 사퇴를 했다. 김 감독은 지난 2004년부터 8년 동안 두산을 이끌었으나 우승을 달성하지 못하며 팀을 떠났다. 구단과 협의하에 취한 자진 사퇴 형식이었다.  2달 정도가 지난 8월 1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김성근 전 SK 감독은 경기 전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시즌 종료 후 자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 해임됐다. 김 감독은 올 시즌까지  SK와 계약이었지만 시즌 도중 자진사퇴와 해임의 중간 성격으로 감독직을 내려놨다. 시즌 종료 최종일인 지난 10월 6일 잠실구장에서도 같은 일이 발생했다.  지난해부터 LG를 이끌던 박종훈 감독은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에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LG 구단은 박종훈 감독에게 성적 부진을 근거로 해임시켰다. 이들 모두에게 공통점은 구단들은 남은 계약 기간 동안 잔여 연봉을 보전해 주는 조건으로 자진 사퇴라는 말을 쓴다. 팬들과 야구계의 비난을 덜 받으려는 완충 작용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더불어 팀을 떠나는 감독들 역시 해임보다는 자신 사퇴가 보기에도 좋고, 잔여 연봉을 보장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수긍한다. 한국프로야구 수장들의 자진 사퇴는 무언가 옳은 방법은 아닌 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앞으로도 이와 같은 형식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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