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이순철 조합, 타이거즈를 어떻게 바꿀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10.18 15: 29

올드팬들의 바람이 실현됐다. 영광의 시대를 이끈 역전의 용사들이 타이거즈에서 뭉쳤다. '타이거즈의 전설' 선동렬과 이순철이 마침내 호랑이굴에서 손을 맞잡은 것이다. KIA는 18일 조범현 감독의 퇴임과 함께 새 사령탑으로 선동렬 전 삼성 감독을 선임했다. 아울러 이순철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수석코치로 내정됐다. 선동렬 감독-이순철 수석코치 체제가 완성된 것이다. 선 감독과 이 코치는 같은 광주출신 81학번 동기생이다. 학창 시절부터 시작된 인연이 벌써 30년이 됐다. 그러나 선 감독이 광주일고-고려대, 이 코치가 광주상고-연세대를 나오며 투타 라이벌 관계를 형성됐다. 나란히 1985년 해태에 입단한 뒤에야 비로소 한솥밥을 먹게 됐다. 해태에서 두 사람은 타이거즈 왕조를 이끌었다. 선 감독은 당대 최고의 국보급 투수였고, 이 코치는 공수주를 두루 갖춘 외야수였다. 두 사람이 함께 뛴 1985년부터 1995년까지 11년간 해태는 전무후무한 4연패 포함 총 6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두 사람은 프로야구 30주년 올스타 베스트10에도 나란히 선정된 최고의 레전드들이다. 선 감독이 지도자로 첫 발을 뗀 2004년 이 코치는 LG 감독으로 첫 프로 지휘봉을 잡았다. 이듬해 선 감독이 삼성 사령탑을 맡으며 적장으로 지략 대결을 펼쳤다. 하지만 이 코치가 2006시즌 중 자진 사퇴하며 두 사람의 맞대결은 더 이상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 선 감독이 삼성에서 물러나면서 두 사람 모두 야인으로 동병상련의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후반기 대추락과 준플레이오프에서 무기력 패배로 체질개선 요구가 높았던 KIA가 역전의 용사들을 찾았다. 과거 한 팀에서 함께 하기로 한 약속이 드디어 이뤄진 것이다. 선 감독은 1995년을 끝으로 일본에 진출하며 타이거즈를 떠난지 16년 만이며 이 코치도 1997년 해태를 떠난 뒤 14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두 사람이 한솥밥을 먹는 건 1995년 이후 16년만의 일이다. 선 감독과 이 코치 모두 현재 KIA가 갖고 있는 문제점들을 해결할 적임자로 손꼽히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갖게 한다. KIA는 고질적인 불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삼성 시절 지키는 야구로 불펜 투수를 육성하고 운용한 선 감독이 어떻게 KIA 불펜을 바꿔놓을지 주목된다. 또한 준플레이오프 24이닝 무득점에서 나타나듯 KIA는 타격에도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타격에 조예가 깊은 이 코치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무엇보다 두 사람은 과거 해태 시절 타이거즈의 영광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최근 KIA의 무기력한 모습에 올드팬들은 영광의 시절을 거듭 떠올랐다. 올드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선수들에게도 강한 근성과 자부심을 모두 불어넣을 수 있는 조합이 필요했다. 냉철한 상황 판단력과 승부수를 던질 줄 아는 선 감독과 선수단 장악력이 뛰어나고 근성을 강조하는 이 코치의 조합은 그래서 내년 시즌 KIA를 기대케 만들고 있다. 과연 두 사람이 무너진 타이거즈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벌써부터 내년 시즌이 궁금해진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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