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타력의 팀 입니다. 이번 플레이오프 들어서도 1차전 6득점, 2차전 4득점 등 물 오른 SK 와이번스 투수진을 상대로 만만찮은 타격 솜씨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롯데 양승호 감독이 타격의 비법에 대해 색다른 해석을 내 놓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17일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둔 사직구장. 경기를 앞둔 롯데 선수들이 한창 타격 훈련에 몰두하고 있었습니다. 마운드에선 배팅볼을 끊임없이 던져주고 롯데 타자들은 절정에 이른 타격 컨디션을 과시하듯 좋은 타구를 연이어 만들어 냈는데요. 마침 윤학길 투수코치가 마운드에서 타자들에게 배팅볼을 던져 주고 있었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양 감독은 "지금도 (윤학길 코치는) 배팅볼 기계"라는 말을 꺼냈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보통 배팅볼은 투수 출신보다 내야수 출신이 더 잘 던져준다고 합니다. 배팅볼의 제 1목적은 타자들로 하여금 치기 좋은 공을 던져 줘 타격 감각을 끌어 올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투수 출신 코치는 선수 시절 버릇이 남아 있어서 무의식적으로 공에 무브먼트가 생긴다고 합니다. 물론 투수로 선수생활을 했을 때는 타자로 하여금 공을 못 치도록 하는게 미덕이었지만 배팅볼 투수로는 부적합한 것이죠. 반면 내야수는 공을 잡은 뒤 정확한 송구가 우선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깨끗한 공을 잘 던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배팅볼 투수로는 내야수 출신이 선호되는 것이죠. 그런데 롯데 선수들은 유독 윤학길, 가득염, 주형광 코치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양 감독은 "코치 셋이 힘들어 죽겠지만 선수들이 던져 달라고 하니 힘들어도 참고 어떻게든 던져 준다"며 웃었는데요. 지금은 코치가 된 세 명의 투수는 한국 프로야구를 주름 잡았던 몸 입니다. 윤학길 코치는 프로 통산 117승 94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3.33, 가득염 코치는 36승 49패 11세이브 78홀드 평균자책점 4.57, 주형광 코치는 87승 82패 9세이브 22홀드 평균자책점 3.83을 올렸습니다. 세 명의 코치가 선수시절 거뒀던 승리를 모두 합하면 무려 240승이 됩니다. 이렇게 무시무시한(?) 경력을 가진 배팅볼 투수의 공을 계속 치니 롯데 타자들의 타격 실력이 늘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닐까요? '연습도 실전 같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롯데의 배팅훈련 현장 모습이었습니다. /신천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