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오릭스 이승엽이 남긴 희망과 과제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10.19 06: 49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그래도 최소한의 자존심은 살렸다. 오릭스 버팔로스 이승엽(35)이 일본프로야구에서의 8번째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 18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홈경기를 끝으로 올 시즌 모든 일정을 마감했다. 올해 122경기에서 390타수 79안타 타율 2할1리 15홈런 51타점 28득점 121삼진 28볼넷 2루타 20개. 타율이 매우 낮은 게 아쉽지만, 장타력 하나는 죽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지난해를 끝으로 5년간 몸담은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나와 오릭스와 계약하며 새롭게 출발한 이승엽은 개막 두 번째 경기에 큼지막한 우월 스리런 홈런을 날리며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이후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지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국 5월9일에는 이적 후 처음 2군에 내려갔다. 당시 성적은 타율 1할4푼5리 1홈런 5타점. 12일간 2군에서 조정 기간을 거친 이승엽은 이후에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며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6월 한 달간 타율 2할5푼5리 2홈런 10타점으로 회복 기미를 보였다. 여세를 몰아 7월에도 타율 2할7푼5리 3홈런 6타점으로 6번타자 1루수로서 주전 한 자리를 굳히는데 성공했다. 8월에는 타율이 1할5푼5리 2홈런 6타점으로 침체를 겪었지만, 8월14일 세이부 라이온즈와 홈경기에서 연장 10회 끝내기 투런포를 작렬시키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9월 타율은 2할4푼2리였지만 홈런만 5방이나 쏘아올리며 16타점을 쓸어담는 장타력과 결정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10월 이후 12경기에서 35타수 2안타로 타율 5푼7리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왼쪽 어깨 통증으로 결장하는 등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그 와중에도 안타 2개를 모두 홈런으로 연결시키는 거포 본능을 드러냈다. 15개의 홈런은 퍼시픽리그 홈런 전체 8위에 해당하는 수치. 극도의 투고타저 시즌에 장타력으로 존재가치를 증명했다. 지난 2009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15홈런 고지를 밟으며 자존심을 살렸지만, 여전히 외국인 타자로서 확실한 위압감을 보여주지 못한 건 아쉬움이다. 2할에 겨우 턱걸이한 타율과 리그에서 5번째로 많은 삼진은 반드시 보완해야 할 과제다. 한 방으로 승부하는 이승엽이라지만 2할을 갓 넘긴 타율은 너무 낮고, 경기당 하나꼴의 삼진은 너무 많다. 이승엽에게는 내년이 정말로 중요해졌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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