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들은 왜 인사에 민감할까? '무대 뒤에선..'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1.10.19 11: 18

공손한 인사는 예의의 한 척도다. 가요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어느 사회에서나 인사가 중요한 법이지만, 무대 뒤 가수들은 인사에 특히 예민하다. 후배가 얼만큼 잘 인사하느냐, 선배가 얼만큼 잘 받아주느냐, 동료 가수들끼리도 공손히 잘 인사하느냐 등은 항상 중요한 문제고  구설의 대상이다. 실제로 가수들은 방송에서나 사석에서나 이런 '인사'에 대해 자주 얘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18일 방송된 SBS '강심장'에서 카라의 구하라는 "카라가 벌써 데뷔 5년차가 됐는데 요즘 인사를 안 하는 후배들 때문에 섭섭할 때가 있다"라며 "우리가 먼저 가서 인사를 해도 잘 안받아줄 때도 있다. 요즘 우리보다 나이가 많은 후배들 중 한 걸그룹 후배들이 유독 인사를 안 한다. 우리가 먼저 인사를 했는데 건성으로 고개만 끄덕거렸다"라고 선배로서의 고민을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또 이날 방송에서 1세대 걸그룹들인 베이비복스와 디바는 자신들을 둘러싼 불화설이 '인사'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디바 비키는 "가수들이 다른 팀의 리허설을 지켜보는데 서로간의 신경전이 있다. 계단을 올라가는데 간미연이 선글라스를 낀 채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받더라"며 "내가 선배고, 내가 간미연보다 나이가 더 많은데 인사를 그렇게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귀에다 대고 '인사를 하기 싫으면 하지 말든지, 아니면 똑바로 해'라고 말했다"고 당시의 험악한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희진은 간미연이가 얼굴 상태가 안 좋아서 선글라스를 낀 채 졸고 있었다고 해명하기도. 인사 문제로 최근 시끄러웠던 사건은 또 있다. 가수 모세가 걸그룹 티아라를 겨냥한 듯한 트위터글로 논란을 일으킨 것. 모세는 지난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한 그룹을 지칭하며 "걔네 인사 안 하는 걸로도 유명해. 해명 글 올렸다는 그 여자애는 나랑 몇 번을 마주치는 동안 한 번도 인사를 안 하더라. 심지어 데뷔 전 녹음실에서 몇 번을 마주치는 동안에도 목이 빳빳했어. 특히나 무대에서 마주칠 때는 서로 수고하라고 가볍게 인사하는 게 예의인데도 인사는 커녕 단체로 내 인사 구경만 하더라. 대스타 나셨으니까. 나 이런 얘기 잘 안 하는데 인사할 줄 모르는 것들은 연예인이고 어른이고 뭐고 간에 대접받을 자격 없어"라는 글로 보는 이를 놀라게 만들었다. 이 외에도 방송에 나온 것만 해도 인사에 관련된 가수들의 이야기는 수십가지다. "항상 인사를 안 받아 오기로 끝까지 쫓아가 인사를 했다", "인사를 했는데 잘 안 받아줘서 나를 싫어한다고 생각해 오해가 있었다" 등 인사에 관한 비슷한 에피소드도 많다. 실제로 인터뷰에서도 가수들은 허심탄회하게 누구누구는 인사를 잘 안하더라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어느 그룹은 데뷔 시기가 비슷한데도 인사를 잘 안받줘 괘씸하다", "그 그룹의 누구는 유독 인사를 잘 안하는 것 같다", "내가 선배인데도 먼저 인사하는데 안 받아줘 속상했다" 등이다. 특히 가수들은 음악방송이란 한 장소에서 대거 만나면서 안면과 친분을 쌓아간다. 경쟁으로 인한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지는 장소라 가수들은 예민해질 수 밖에 없다. 서열과 질서가 확립되는 공간이다. 실수는 섣부른 오해를 부르기 쉽다.  가수들은 왜 이렇게 인사에 민감할까? 요즘 가수들, 특히 학교를 제대로 챙겨 다닐 수 없는 어린 아이돌 그룹 멤버들에게 인사는 하나의 '인성교육'으로 여겨진다. 여기서 기획사의 역할이 크게 대두되는데, 노래와 춤이 재능이고 실력이라면, 인사는 기획사가 '제대로' 교육시켜야 하는 덕목으로 여겨지게 됐다.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은 신인가수들, 데뷔 전부터 연습생들에게 가장 먼저 가르치는 것을 '인사'로 꼽는다. "방송국에 들어가면 먼저 한 명 한 명 전부에게 인사하라고 가르칩니다. 그것도 큰 소리로 90도 인사로요. 처음에는 허리가 많이 아플거라고 말해뒀어요. 하지만 인사 잘하는 게 가장 먼저죠", "노래나 춤 다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건 선배, PD, 스태프들에게 인사를 잘 하는 거죠. 노래를 못부르고 춤이 틀렸을 때보다 인사를 제대로 안 했을 때 더 혼내요."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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