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3] '기습 스퀴즈' 막은 강민호 담력 송구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10.19 21: 15

상대의 기습적인 스퀴즈 번트 시도. 여기서 포수는 투구를 받자마자 더욱 기습적인 3루 송구로 실점 위기를 막아냈다. 롯데 자이언츠 안방마님 강민호(26)는 자신이 분명 좋은 포수임을 담대한 송구로 보여줬다. 19일 인천 문학구장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 SK 와이번스의 플레이오프 3차전. 최동수의 적시타로 인해 SK가 1-0으로 앞선 4회말 1사 1,3루. 타석의 김강민은 갑자기 번트 동작을 취했다. 1,3루 득점 기회였던 데다 3루에 있던 박정권이 그리 느린 주자가 아닌 만큼 타자가 임의적으로 행동한 기습 번트였다. 이는 롯데 선발 라이언 사도스키의 공이 밖으로 향하며 김강민의 배트를 외면했다. 그리고 곧바로 더욱 기습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포수 강민호가 사도스키의 공을 잡자마자 3루로 공을 던진 것. 1,3루였던 데다 기습 번트 동작으로 여러 가지 작전이 나올 법 했다. 1루에 있던 최동수가 2루로 뛰어 딜레이드 스틸 작전이 나올 수도 있었다. 그러나 순간 강민호의 재치가 돋보였다. 김정준 SK 전력분석팀장은 당시 김강민의 번트 모션에 대해 "기습 스퀴즈였다"라고 밝혔다. 벤치 사인에 의한 것이 아닌 김강민이 자의적으로 번트 동작을 취한 것이었기 때문에 번트 시도 순간 1루에 있던 최동수가 왜 2루로 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강민호는 이를 보고 1루로 견제구를 던지기보다 3루로 송구했다. 최동수의 움직임을 보고 3루에 있던 박정권 또한 별다른 스킵 동작을 취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나온 모험수였다. 이는 맞아 떨어졌다. 마침 3루에 가까이 있던 3루수 황재균은 불안하기는 했으나 강민호의 송구를 받아냈고 결국 강민호가 달려들어 박정권의 협살을 이끌었다. 강민호의 과감한 재치 덕택에 롯데는 추가 실점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 팀은 비록 잔루 8개를 남겨두며 0-3으로 영봉패했다. 강민호도 타석에서는 2타수 무안타(몸에 맞는 볼 1개)에 그쳤다. 그러나 4회 위기 순간 눈앞에 보이는 최동수의 움직임을 보고 박정권의 움직임까지 예상해내며 득점권 주자를 잡아낸 강민호. 하나를 더 읽고 움직인 그는 분명 좋은 포수다.   farinelli@osen.co.kr  인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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