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단골 매물' 박희수, 이제는 필수 요소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10.20 06: 56

"저도 인터넷에서 보고 알았어요. 트레이드 선상에 놓였었다는 것 말이에요". 지난 2년 간 그는 '좌완 천국' SK 와이번스서 트레이드 매물로 협상 테이블에 이름이 올랐던 바 있다. 좋은 제구력을 갖췄으나 구속은 빠르지 않은 2군 좌완 선발이었던 그가 이제는 당당히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좌완 투수로 우뚝 섰다. 박희수(28)의 2011년 포스트시즌은 그래서 더욱 찬란하다. 박희수는 지난 19일 인천 문학구장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서 선발 송은범의 바통을 이어받아 2이닝 1피안타(탈삼진 2개, 사사구 1개) 무실점으로 홀드를 따내며 3-0 승리에 기여했다. 8회 전준우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으나 이대호-홍성흔을 연속 삼진처리한 것은 이날 경기 하이라이트로 꼽기 충분했다. 대전고-동국대를 거쳐 2006년 SK에 입단했으나 상무 복무 시절까지 포함해 지난해까지 1군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박희수는 그동안 SK가 타 팀과의 트레이드 협상을 진행하며 물밑에서 거론되었던 이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1군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을 뿐 2군에서 타자를 농락하는 제구력을 자랑한 좌완 선발이었다. 그러나 협상은 타결되지 못했다. 거론되는 카드가 점점 커지면서 상대 구단은 박희수가 아닌 다른 1군 좌완 요원이 반대 급부로 나왔길 바랐다. 선수 본인은 "나도 인터넷에서 보고 '아, 내가 트레이드 대상에 오른 건가' 그 정도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플레이오프 상대인 롯데도 박희수를 놓고 트레이드 협상을 진행했던 구단이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트레이드 매물로 거론되던 박희수는 이제 당당한 팀의 필승 계투 좌완이다. 올 시즌 중반부터 두각을 나타낸 박희수는 39경기 4승 2패 1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1.88로 활약했다. 포스트시즌서도 필요한 순간에는 박희수가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전병두가 엔트리에 없는 가운데 박희수는 전병두 못지 않은 구위에 더 우월한 제구력을 뽐내며 승리 지킴이로 자리잡았다. 계투로 뛰며 전력투구를 펼치다보니 그의 구속은 140km대 중후반까지 부쩍 높아졌다. 이만수 감독대행도 "위기 순간 좋은 투구를 보여주는 박희수가 너무 고맙다"라며 믿음을 비추고 있다. 2군 감독으로도 재직하며 박희수를 선발 에이스로 출격시켰던 이 감독대행은 이제 박희수를 만능 계투 요원로 믿으며 기를 북돋워주는 중. 군 복무 시절을 제외하고 프로 4시즌 째 빛을 보고 있는 박희수는 풀타임 활약은 펼치지 못했으나 임팩트와 팀 공헌 효율 면에서는 신인왕 후보로도 손색없다. "시즌 중 연투가 이어졌을 때는 솔직히 힘들기도 했어요. 지금은 괜찮습니다. 경기 당 투구수도 지켜지고 있고 준플레이오프 끝나고 며칠 쉬었으니까요".(웃음) 자신의 소속팀에서 비로소 제 가치를 발휘 중이라 박희수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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