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전자랜드가 모든 걸 다 바꿨다. 팀의 리빌딩이다. 아직 완성 단계도 아니다. 그렇지만 성적을 포기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인천 전자랜드는 지난 시즌 후 서장훈(37)을 사인 앤 트레이드(Sign and Trade)로 창원 LG에 보냈다. 팀 사정상 잡을 수가 없었던 것. 팀 전력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서장훈을 보내면서 전자랜드는 많은 것을 바꿔야 했다. 서장훈을 필두로 내세웠던 높이의 색깔을 버려야 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의 과감한 선택이었다. 유 감독은 비시즌 동안 높이라는 기존의 색깔 대신 조직력과 스피드를 택했다. 유 감독은 "외국인 선수 보유가 1명으로 줄면서 개인 능력보다는 조직력이 필요했다. 또한 서장훈이 나가면서 득점력이 낮아졌고 높이도 낮아지면서 다른 쪽으로 생각을 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시즌 초 유 감독은 확실한 자신감은 없었다. 팀 전력 때문은 아니었다. 문태종과 외국인 선수 잭슨 브로만이 다른 동료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 유 감독은 "주축 선수 2명(문태종, 브로만)이 대표팀 차출과 코뼈 부상으로 시범 경기에서야 합류했다. 기존 선수들끼리 조직력이 맞아가는 시점에 합류하는 바람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유 감독이 강조한 조직력. 그는 그 조직력이 공격에서 꼭 필요한 것이라 강조했다. "수비는 일단 마인드가 중요하다. 그렇지만 공격은 조직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시간이 필요하다. 한계가 있을 것이다. KT전과 동부전 모두 득점이 저조했다. 공격이 안 되다 보니 수비가 무너졌다"며 선수들끼리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음을 아쉬워했다. 그러나 지난 19일 KCC전 결과는 좋았다. 홈서 79-76으로 승리를 거뒀다. 짜릿한 승리였다. 유 감독은 "많은 문제점이 발생한 경기였다"면서도 "연패를 하지 않는 팀이 진정한 강팀이라는 뜻을 선수들이 이해하고 집중력을 보여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걱정이 많았던 외국인 선수 브로만의 활약도 눈부셨다. 브로만은 19득점 14리바운드로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쳐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높이의 팀 KCC를 상대로 거둔 성과였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가장 큰 성과는 가드진의 활약이었다. 특히 신기성의 활약이 한 눈에 들어왔다. 신기성은 32분을 뛰며 15득점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유 감독이 말했던 전자랜드의 변화된 모습을 정확히 실천한 모습이었다. 신기성의 지휘에 전자랜드의 공격은 잘 돌아갔다. 손발을 맞추지 못했다던 문태종도 17득점을 할 정도였다. KCC전에서 보여준 전자랜드의 모습은 분명 좋았다. 그렇지만 아직 발전 단계다. 시간이 지날수록 전자랜드의 진가는 드러날 것이다. 성적이 따라오는 것은 당연한 것. 유 감독도 "성적을 내면서 리빌딩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쉽지는 않다. 그렇지만 전자랜드는 KCC전에서 희망을 보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sports_narcotic@osen.co.kr 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