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인가. 그야말로 승자의 여유다. 삼성 라이온즈가 롯데와 SK의 플레이오프 혈투를 지켜보며 쾌재를 부르고 있다. 1승 2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롯데는 20일 PO 4차전서 좌완 장원준의 호투와 이대호의 쐐기 솔로포를 앞세워 SK를 2-0으로 꺾고 2승2패 균형을 맞췄다.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갔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드러냈던 류중일 삼성 감독의 바람대로 롯데와 SK는 오는 22일 부산 사직구장으로 장소를 옮겨 마지막 승부를 펼친다. 5차전까지 치열한 접전을 펼칠 경우 어느 팀이든 체력적인 부담을 안고 한국시리즈에 오를 수 밖에 없다. 일찌감치 여유있게 한국시리즈를 대비한 삼성에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에이스 송승준(롯데)과 김광현(SK)이 한국시리즈 1차전 등판이 힘들어 삼성에는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일찌감치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확보한 삼성은 느긋하다. 삼성은 지난 9일부터 대구구장과 경산 볼파크를 오가며 담금질에 돌입했다. 페넌트레이스 대장정을 소화했던 선수들은 재충전을 마치고 자체 평가전을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 올리고 있다. 삼성 선수들은 "어느 팀이 올라오든 상관없다. 속된 말로 피터지게 싸워서 올라오면 우리가 가볍게 눌러 주겠다"고 승리를 확신했다. 그동안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부진의 늪에 빠졌던 선수들도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을 통해 재정비를 끝냈다. 삼성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김평호 주루 코치를 비롯한 전력 분석팀을 매 경기에 파견해 상대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다. 그리고 그에 대비해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 중이다. 어느 팀이 올라올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여유있게 PO 혈투를 지켜보는 삼성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된다는건 분명한 사실이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