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4] '오뚝이' 손아섭, 거인 군단 다시 일으키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10.20 21: 06

"전 오뚝이에요. 선수 생활 하며 몇 번이나 넘어 졌었죠". 손아섭(23,롯데 자이언츠)은 본인을 오뚝이로 자주 비유한다. 힘들게 프로 생활을 시작하기도 했지만 2009년 부상을 이겨낸 뒤 다시 주전으로 도약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 손아섭은 "물론 힘들고 스트레스 받을 때가 있다. 그 때마다 난 술과 담배를 찾는 대신 타격 훈련으로 이겨냈다"면서 "그렇게 난 오뚝이처럼 일어나고 또 일어났다"고 말한다. 손아섭의 이번 플레이오프 진출 역시 오뚝이로 비견할 만하다. 지난달 20일 사직 SK전에서 주루플레이 도중 오른 발목 부상을 입었다. 당초 가벼운 부상으로 여겨졌으나 플레이오프 직전까지 쉽사리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손아섭은 피나는 노력으로 또 다시 오뚝이처럼 일어서 플레이오프에 출전하고 있다. 긴 기다림 끝에 시작된 플레이오프 1차전, 손아섭은 또 다시 넘어졌다. 9회말 1사 만루의 결정적인 순간 초구를 공략해 병살로 물러나며 팀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2차전은 행운의 내야 안타로 승리의 발판을 놓았지만 3차전 역시 득점 기회에서 무리한 초구 승부로 경기의 맥을 끊어놓았다. 1승 2패로 몰린 롯데. 내일은 없는 절체절명의 순간, 손아섭은 다시 일어났다. 20일 문학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2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손아섭은 2타수 1안타 1타점 2볼넷을 기록했다. 롯데의 2-0 승리는 손아섭의 5회 적시타가 없었다면 힘들었을 지 모른다. 0-0으로 맞선 5회 롯데는 선두타자 조성환이 번트 내야안타로 출루에 성공한 뒤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었다. 이어 김주찬의 중전 안타가 나왔을 때 조성환이 무리하게 홈으로 파고들다 아웃되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자칫 여기서 점수가 나지 않는다면 급격하게 SK 쪽으로 승부의 추가 기울 수 있는 순간. 이때 손아섭이 타석에 들어섰다. 3차전까지 손아섭은 꾸준히 초구를공략하며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렇지만 이 날은 달랐다. 침착하게 볼을 고르던 손아섭은 SK 선발 윤희상과 6구 까지 가는 승부 끝에 바깥쪽 포크볼을 슬며시 밀어 결승 좌전 적시타를 작렬했다. 결국 손아섭의 방망이가 롯데를 일으켰다. 손아섭의 결승타로 플레이오프 4차전을 따 낸 롯데는 적지에서 1승 1패를 거두며 한국시리즈 티켓을 찾으러 부산으로 갈 수 있게 됐다. 넘어졌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던 손아섭의 가을이 어떻게 마무리 될지 궁금해진다. cleanupp@osen.co.kr 인천=민경훈 기자,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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