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선수단 중 소위 '말빨'이 가장 센 사람은 누구일까요? 알려진 대로 주장 이호준을 비롯해 박정권, 정근우 등입니다. 이호준은 고참다운 카리스마를 보유했지만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팀 분위기를 좌지우지 하기도 합니다. 박정권은 표정과 말이 일치하지 않아 더 웃기고 정근우 역시 생각지 못한 센스로 자신만의 개그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숨은 내공을 지닌 선수가 있죠. 바로 '와일드씽' 엄정욱입니다. 엄정욱은 사실을 말을 잘 못하기로 유명합니다. 기자들 중에는 "아직 엄정욱 목소리는 들은 적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니까요. 최정과 비교되기도 하죠. 카메라 울렁증 때문에 방송 인터뷰는 무조건 사절입니다. 이제 SK 홍보팀들 조차 그러려니 할 정도니까요. 하지만 친한 선수들과는 무척 농담도 잘하고 재미있습니다. 2군에서 제춘모와 함께 다니면서도 절대 '말빨'에서 밀리지 않을 정도였죠. 1군에서도 가끔 박정권식 유머로 좌중을 웃기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런 엄정욱이 얼마전 자신처럼 말을 못하는 것으로 알려진 최정이 미디어데이에 나온 것이 신기했나 봅니다. 지난 17일 2차전을 앞두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엄정욱은 대뜸 "적어도 최정 보다는 말을 잘할 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습니다. 미디어데이를 생방송으로 봤는데 긴장하고 땀을 흘리는 최정의 모습이 무척 안스러웠다네요. 게다가 버벅거리면서 앞뒤가 맞지 않은 말을 했다구요. 바로 옆에서 이 말을 들은 한 아나운서가 그럼 인터뷰를 하자고 엄정욱에게 제안을 했습니다. 결국 엄정욱은 "농담이다"며 꼬리를 내려야 했습니다. 과연 엄정욱이 미디어데이에 참석할 수 있는 날이 올까요? /스크류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