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손아섭은 오뚝이처럼 넘어졌다 일어나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1차전에선 3안타를 쳤지만 9회말 1사 만루 끝내기 기회에서 병살로 물러났죠. 그리고 2차전에서 결정적인 출루로 결승 득점을 올리더니 3차전에서 다시 무리한 초구 공략으로 번번이 기회를 놓쳤습니다. 다시 4차전은 결승 적시타를 때려내며 2승 2패로 균형을 맞췄는데요. 이렇게 드라마틱한 가을을 보내고 있는 손아섭의 활약에는 자기 최면의 힘이 컸습니다. 눈썰미가 좋은 야구 팬 이라면 경기 도중 혼잣말로 선수가 중얼거리는 것을 볼 수도 있었을 텐데요. SK 와이번스 전병두는 제구를 잡기 위해 투구하며 '가운데, 가운데'라고 혼잣말을 하곤 합니다. 손아섭 역시 타석에 섰을 때 간혹 방망이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하는데요.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요. 바로 자기최면을 거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손아섭은 타석에서 속으로 '아섭아, 내가 최고다, 내가 최고다'라고 최면을 건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좋지만 만약 잘 안되면 어떻게 할까요? 손아섭은 그럴 땐 '3할도 대단 한거야. 잘하고 있어'라고 스스로를 위로한다고 하네요. 그럼 수비에서는 어떤 주문을 외울까요? 손아섭은 "요즘은 수비 들어가서 '올 테면 와라'고 주문을 외우지만 처음엔 다른 주문 이었다"고 고백했는데요. "수비가 서툴었던 예전엔 '제발 오지마 오지마'라고 속으로 빌기까지 했어요"라고 멋쩍게 웃으며 털어놨습니다.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술과 담배대신 운동으로 마음을 달랜다는 손아섭. 연습벌레 손아섭은 이제 어느 새 롯데에선 없어선 안 될 선수가 됐습니다. 이번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15타수 6안타, 4할 타율의 고감각을 뽐내고 있는 손아섭이 과연 5차전에선 어떤 주문을 외울 지 궁금해집니다. /신천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