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져서 기운이 없어요." SK 4선발 윤희상(26)이 플레이오프를 끝내지 못한 아쉬움과 더불어 롯데 타선에 대한 위압감을 숨기지 않았다. 윤희상은 20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 5이닝 동안 6피안타 1사사구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쳐 보였다. 그러나 윤희상은 0-1로 뒤진 6회부터 이영욱에게 마운드를 넘겨야 했다. 롯데 타선을 3회 2사까지 완전하게 막아내던 윤희상이었다. 그러나 5회 선두타자 조성환에게 기습번트로 내야안타를 내준 후 살짝 흔들린 후 손아섭에게 적시타를 맞고 말았다. 특히 빠른 홈 커버로 김주찬의 중전안타 때 홈으로 뛰던 조성환을 태그아웃으로 잡아내 박수갈채를 받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오른손 중지를 살짝 다쳤다. 결국 예상보다 일찍 마운드에 오른 이영욱은 첫 타자 이대호에게 좌중월 쐐기포를 맞고 승기를 내주고 말았다. 윤희상은 경기 후 "오늘 끝내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고 싶었다"면서 "팀이 져서 목소리에 힘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피칭 내용에 대해서도 "운이 좋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볼배합은 신경쓰지 않았다. 그저 상호형이 던지라는 대로만 던졌다"는 윤희상은 "경기 전 상호형이 '정말 던지고 싶을 때는 고개를 흔들어라. 마음 편하게 던져라'고 조언해준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롯데 타선에 대해서는 "정말 어느 한 곳 쉬어갈 곳이 없더라"며 "하위 타순도 힘이 좋아 한 방이 걱정됐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카운트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그랬기 때문에 오히려 더 집중력을 가지고 더 힘 있게 던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올해 올린 3승이 통산 승수인 윤희상이었다. 그만큼 롯데 타선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반대로 롯데 역시 윤희상에 대해 잘 모르기는 마찬가지. 윤희상은 3회 2사까지 퍼펙트를 펼쳤다. 그러나 문규현과 김주찬에게 연속안타, 손아섭에게 볼넷을 내줘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전준우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더구나 가라앉거나 옆으로 휘는 두 가지 종류의 포크볼이 위력을 떨쳤다. 정타가 거의 없었을 정도로 롯데 타자들이 애를 먹어야 했다. 윤희상은 5회 수비 중 다친 데 대해서는 "중지를 살짝 긁혔지만 괜찮다. 조금 쉬면 피칭은 할 수 있다"는 면서 "5차전에도 나가 팀 승리를 돕고 싶다"고 다짐했다. 사실상 윤희상의 5차전 등판은 힘들 전망. 한국시리즈에 대비해야 한다. 하지만 윤희상의 선발 잠재력을 인정받은 만큼 이만수 감독대행의 믿음을 얻은 것은 확실하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