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테이블세터 무득점 SK, 나가고 훔쳐라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10.22 10: 03

잠든 비룡의 돌격대장들. 플레이오프 최종전에서는 과연 깨어날까.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SK 와이번스는 1번 정근우-2번 박재상으로 이어지는 테이블세터 라인을 유지하고 있다. 이 두 명의 콤비는 준플레이오프에서 타율 4할4푼8리(정근우-17타수 9안타 0.529, 박재상-12타수 4안타 0.333), 출루율 5할5푼6리를 합작해 냈다. 결국 이 둘은 준플레이오프에서 SK가 거둔 14득점 가운데 8득점을 올리며 공격의 첨병 역할을 제대로 했다.
준플레이오프의 활약 덕분에 정근우는 시리즈 종료 후 실시된 투표에서 23표를 얻어 MVP에 올랐고 박재상 역시 20표를 득표했다. 자연히 두 선수에 대한 플레이오프 활약이 기대되던 상황.

그렇지만 플레이오프 들어서는 잠잠하다. 정근우는 1차전에서 4안타를 작렬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지만 2차전에선 1안타에 그친 뒤 3·4차전에서는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그나마 3차전에선 볼넷 하나를 얻었지만 4차전은 4번의 타석에서 단 한 번도 출루를 하지 못했다. 정근우의 플레이오프 성적은 17타수 5안타로 2할9푼4리, 출루율 3할3푼3리를 올리고 있다.
박재상은 더욱 안 풀리고 있다. 안타를 기록한 것은 2차전 1안타, 4차전 1안타 등 2안타가 전부다. 결국 14타수 2안타로 타율 1할4푼3리, 출루율 2할9푼4리에 머물렀다. 결국 정근우-박재상 테이블세터는 플레이오프에서 타율 2할2푼6리, 출루율 3할1푼4리에 그치고 있다. 테이블세터의 부진 속에 SK는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10득점에 그치며 경기당 평균 2.5점만 간신히 뽑았다. 여기에 1차전 7득점을 제외하면 최근 3경기의 평균 득점은 1점에 지나지 않는다.
더욱 문제는 테이블세터의 득점 가뭄이다. 준플레이오프에서 14점 가운데 8점을 득점, 전체 팀 득점의 57%를 책임졌던 두 선수는 플레이오프 들어서 단 한 차례도 홈을 밟지 못했다. 도합 11차례 출루했던 SK의 테이블세터가 홈으로 돌아오지 못한 이유는 클린업트리오에서 해결해 주지 못한 탓도 있지만 스코어링 포지션에 나가지 못한 이유도 있다.
정근우와 박재상은 11번의 출루 가운데 득점권에 나간 경우는 3차례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클린업트리오에서 그들을 불러들일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적었던 것이다. 또한 올 시즌 정근우는 도루 20개, 박재상은 도루 13개로 각각 팀 1위와 3위에 올랐지만 플레이오프에선 정근우만 도루를 한 번 시도해 실패에 그쳤다. 플레이오프에서 도루 저지율 66%에 이르고 있는 롯데 포수 강민호에 눌려 시도 자체를 하지 못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SK가 승리를 따내기 위해선 정근우와 박재상이 해 줘야한다. SK 승리의 방정식은 정근우와 박재상이 출루해서 상대 내야를 휘저은 뒤 중심 타선에서 가볍게 타점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아직은 잠룡(潛龍), 와룡(臥龍)에 머물고 있는 두 명의 테이블세터, 이제는 거인을 압박할 비룡(飛龍)이 되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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