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는 감독을 보좌하는 코치들이 여럿 있다. 일단 흔히 알고 있는 수석코치, 투수코치, 타격코치, 작전주루코치, 수비코치, 배터리코치는 8개구단 모두가 동일하다.
그러나 김기태 감독이 새로 부임한 LG 트윈스에 특이한 코치 보직이 생겼다. 바로 팀배팅 코치다.
LG는 21일 오전 구리 LG챔피언스파크에서 김기태 감독을 비롯한 신임 코칭 스태프와 선수단 첫만남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김기태 감독은 최태원 코치를 "우리팀 팀배팅 코치입니다"라고 소개했다.

최 코치는 올 시즌까지 KIA 타이거즈에서 주루코치로 활약했다. 그러나 시즌 종료 후 김기태 감독의 부름을 받고 LG 옮겨왔다. 현역 시절 '철인'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최 코치는 이제 LG로 옮겨와 타석에서 뿐만 아니라 경기장에서 끈질기고 강인한 모습을 선수들에게 심어달라는 미션을 갖고 있다.
김 감독에게 팀배팅 코치에 대한 설명을 부탁하자 "야구는 우리가 한 베이스를 더 가고, 상대로 하여금 한 베이스 못 가게 해야 이길 수 있다"면서 "현역 시절 최 코치는 팀 배팅에 매우 능했다. 우리 팀에 필요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훈련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팀 배팅이란 타석에 선 타자가 선행 주자를 다음 베이스로 보내기 위함이 가장 큰 임무다. 그러나 이 뿐만이 아니라 타석에서 끈질기게 공을 보며 볼을 골라내는 것, 그리고 볼넷을 골라 나가는 것, 그 외에도 주자와 타자의 호흡을 통해 도루와 다른 방법으로 추가 진루를 하게 만드는 것도 팀 배팅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최 코치는 "팀 배팅은 말 그대로 얼마만큼 팀 배팅을 하느냐를 뜻한다. 현역 시절 팀 배팅에 중점을 둔 타격을 했다. 그래서 감독님께서도 나에게 기회를 주신 것 같다"면서 "내가 느끼고 배운 것들을 LG 선수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실제로 LG는 올 시즌 내내 진루타 부족에 고생했다. 무사 주자 3루 찬스를 잡고서도 큼지막한 외야 플라이, 외야 플라이가 아니더라도 상대 야수의 압박 포메이션을 뚫어낼 수 있는 큰 바운드라던지, 다양한 타구가 필요했다. 그러나 타자들은 일관된 스윙으로 범타에 그치며 득점에 실패한 경우가 잦았다.
이 때문에 김기태 감독은 타격 코치 외에도 팀배팅 코치라는 자리까지 만들어 타자들에게 개인이 아닌 팀으로서 야구를 하겠다는 의지를 심어주고자 하는 뜻이 있다.
좀처럼 보기 힘든 팀배팅 코치를 영입한 LG. 겨우내 훈련을 통해 올 시즌과 달라진 팀배팅 능력을 보여줄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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