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이대호-박정권, 그들이 터져야 산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10.22 07: 36

이들이 터지지 않으면 팀의 2011시즌은 그대로 끝날 수 있다. 중심타자로서 위력을 떨쳐야 하는 선수들인 만큼 그들의 활약은 더욱 중요하다. 롯데 자이언츠 부동의 4번 타자 이대호(29)와 SK 와이번스 주포 박정권(30)의 방망이가 그 어느 때보다 주목을 끄는 이유다.
22일 부산 사직구장서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을 치를 예정인 두 팀. 양 팀 모두 투수진을 총동원할 예정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기가 예상된다. 결국 양 팀의 중심타자들이 선제타를 때려내느냐가 경기 승패와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결정할 것이다.
올 시즌 3할5푼7리(1위) 27홈런(2위) 113타점(2위)을 기록하며 국내 최고 타자의 명성을 재확인시킨 이대호. 그는 생애 첫 플레이오프 4경기서 1할8푼8리 1홈런 2타점으로 아직 성적 면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20일 4차전서 마수걸이포를 쏘아올렸다는 점은 분명 의미가 컸다.

6회 상대 사이드암 이영욱의 공을 좌측 담장 너머로 날려보낸 이대호. 특히 이영욱은 SK가 우타 일색의 롯데 타선을 잡기 위해 꺼내 든 히든카드였다. 상대 복병을 상대로 특유의 호쾌한 홈런을 때려냈다는 점은 팀 분위기를 살리는 동시에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기 충분했다.
"아직 내 스윙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라며 안타까워한 이대호. 그러나 타격이 한 순간의 바람을 타고 급격한 상승 기류를 타는 경우가 대다수임을 감안하면 분명 의미가 큰 첫 플레이오프 홈런이었다. 이전까지 이대호의 타격이 팔스윙에 의존한 모습이었다면 6회 홈런 만큼은 자기 타격폼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나왔다는 것이 양승호 감독을 비롯한 야구인들의 공통적 의견. 롯데가 가장 기대를 거는 부분이다.
박정권은 페넌트레이스서 2할5푼2리 13홈런 53타점으로 예상 밖 부진에 빠졌다. 그러나 그는 '10월의 남자' 답게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4경기서 5할 2타점으로 컨택 능력을 되찾았다.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성적은 4경기 3할7푼5리 1홈런 2타점.
정확도 있는 타격을 선보이고 있으나 뭔가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특히 박정권은 4차전서 첫 타석 우전 안타를 때려냈으나 이후 2루 병살타와 삼진으로 일축당하고 말았다. 7회에는 볼넷으로 출루했으나 강민호의 송구에 막혀 도루 실패, 추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3차전 이중도루 실패에 이은 또 한 번의 도루자. 3차전 3득점에 이어 4차전 영봉패로 타선의 페이스가 점점 떨어지는 시점에서 주루 능력으로 공헌하고자 했으나 결과는 안 좋게 이어지고 말았다. 결국 박정권이 제 위력을 되찾으려면 본업인 방망이에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 바깥으로 높게 빠지는 공도 밀어쳐 넘기던 모습이 필요하다.
롯데는 2차전 승리 투수 송승준을 원래 로테이션보다 하루 앞당겨 출격시키며 4차전 4이닝 구원승을 거둔 좌완 에이스 장원준도 원포인트 릴리프로 내세우는 총력전에 나설 예정이다. SK도 에이스 김광현이 흔들릴 경우 조기 강판시키는 강수를 던지겠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투수들을 탈탈 쏟아붓는 경기가 될 전망인 만큼 가장 믿을만한 타자들이 터져줘야 한국시리즈로 가는 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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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박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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