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일본야구, 파고들면 한국과 전혀 달라"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1.10.22 09: 18

"자신의 목표와 강한 마음을 가져라".
'국민타자' 이승엽(35)이 일본프로야구 생활을 공식 마감했다. 이승엽은 지난 21일 호토모토 필드 고베에서 열린 퇴단 기자회견을 통해 오릭스 버팔로스 퇴단을 공식화하며 일본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승엽은 일본 생활을 정리하며 후배들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8년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말로 나타내는 건 어렵다. 괴로운 일도 많았고 행복하고 기쁜 일도 많았다. 야구뿐만 아니라 인생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 이 경험을 앞으로 인생에서 살려나고 싶다"며 "일본 팬들에게도 정말 고마운 마음밖에 없다. 지바 롯데-요미우리-오릭스와 응원을 해주신 모든 팬들께 감사하다. 영원히 마음에 간직하겠다"는 감사함을 전했다.

이승엽이 8년간 경험한 일본프로야구는 결코 녹록치 않은 무대였다. 그는 "내가 가지고 있는 정신력과 기술에서 진정한 힘을 발휘할 수 없었던건 유감이다. 한국 야구와 일본 야구는 같은 아시아 야구지만, 파고 들면 전혀 다른 세계다. 거기에 빨리 익숙해지지 못한 것도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8년을 뛰었지만 일본 야구 정복은 결코 쉽지 않았다.
이승엽은 지바 롯데-요미우리-오릭스에서 8년간 통산 797경기 2668타수 686안타 타율 2할5푼7리 159홈런 439타점 394득점 252볼넷 661삼진을 기록했다. 2006년에는 타율 3할2푼3리 41홈런 108타점으로 최고의 시즌을 보냈지만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특히 일본 투수들의 집중적인 몸쪽 승부와 떨어지는 포크볼에 고전했다.
야구인들은 "그래도 이승엽이니까 8년간 일본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계속 포크볼에 당하고 있다. 떨어지는 공을 받아쳐 안타를 만드는 건 쉽지 않다. 볼만 안 치면 된다. 그런 볼에 반응을 하지 않으면 되는데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승엽은 앞으로 일본 진출을 목표로 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질문에 "자신의 목표와 강한 마음을 가진다면 자신이 지닌 힘을 더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단순한 기술적인 것뿐만 아니라 강한 마음가짐을 강조한 것이다. 올해 김태균이 시즌 중 퇴단을 결정한 것에 대해서도 그를 잘 아는 이들이 "기술보다 마음가짐 문제"라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한편 현재까지 내년 시즌 일본프로야구에서 뛰게 될 한국인 선수는 야쿠르트 '수호신' 임창용 하나 뿐이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이대호(롯데)의 일본프로야구 진출 여부가 스토브리그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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