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에는 퇴출까지 생각했다니까요".
강동희 동부 감독이 지난 21일 KCC전(73-67 승)이 끝난 뒤 꺼낸 얘기다. 동부는 이날 승리로 개막 4연승을 질주했다. 단독 선두는 덤이다.
환한 미소가 가득할 줄 알았던 강 감독은 의외로 불만을 토로했다. 그 대상은 바로 외국인 선수 로드 벤슨이었다.

겉으로 드러난 기록은 훌륭했다. KCC전에서 가장 많은 득점(31점)을 기록했고, 리바운드도 팀 내 최다(13개)였다. 두 차례 덩크까지 화려함의 극치였다. 그러나 전반전만 본다면 최악의 경기였다. 2쿼터까지 총 득점이 4점에 불과했다. 야투율은 더욱 실망스러웠다. 8개를 던져 고작 2개가 들어갔다. 동부가 전반을 30-38로 뒤진 이유다.
강 감독은 "KCC는 디숀 심슨이 16점을 쏟아 부었다. 그런데 우리 팀의 벤슨은 있으나 마나한 선수였다. 우리 팀은 외국인 선수가 득점을 해줘야 한다. 전반전 같은 야투 성공률이면 고민해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고민은 퇴출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강 감독의 고민이 중단된 것은 승부처였던 4쿼터 벤슨이 보여준 활약 때문이었다. 벤슨은 4쿼터에서만 무려 16점을 기록하며 역전극을 주도했다. 이에 대해 강 감독은 "후반전 같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큰 힘이 될 것이다"고 빙그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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