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돋보이는 김사율과 엄정욱의 무실점 대결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2.03.15 07: 10

지난 10월 21일(한국시간)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텍사스 레인저스의 월드시리즈 2차전은 홈팀 카디널스가 2연승 일보직전에서 찬물을 뒤집어 썼습니다.
이날 양팀의 선발 콜비 루이스(텍사스)와 하이메 가르시아(세인트루이스)는 치열한 투수전으로 6회까지 한점도 내주지 않다가 7회말 세인트루이스가 1점을 뽑아 균형이 깨졌습니다.2사 1, 3루에서 토니 라루사 세인트루이스 감독이 투수 가르시아 대신 대타로 내세운 앨런 크레이그가 우중간 적시타를 날린 것입니다.
선취점을 뽑은 세인트루이스는 8회에 페르난도 살라스-마크 르제프진스키 등 불펜 투수를 기용하고 9회초 마지막 수비에서는 강속구 마무리 제이슨 모트를 투입했습니다.모트는 올 시즌 포스트시즌 중간과 마무리로 8게임에 등판해 9이닝 1안타 무실점의 완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텍사스는 선두타자 이안 킨슬러가 유격수 키를 살짝 넘어가는 행운의 안타를 치고 나가 2루 도루에 성공했고 다음 타자 앤드루스의 중전안타와 세인트루이스의 중계 실수를 틈타 무사 2, 3루의 기회를 잡았습니다.라루사 감독은 급히 아서 로즈로 투수를 교체했으나 텍사스는 조시 해밀턴이 동점 외야플라이를 날린 뒤 마이클 영은 역전 희생플라이를 쳐 2-1로 역전, 한점차 승리를 거두고 원정경기서 1승1패를 올렸습니다.
세인트루이스로서는 포스트시즌 최고의 마무리로 떠오른 모트가 패전의 장본인이 됐는데 그만큼 포스트시즌에서 마무리는 부담감이 큽니다.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지는 SK 와이번스-롯데 자이언츠의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은 비로 인해 하루 순연됐느데 박빙의 투수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만수 감독이나 양승호 감독은 선발로 김광현과 송승준을 내세웠는데 조금이라도 흔들리는 기미를 보이면 투수진을 총동원해 끌고 갈 것입니다.
결국은 양팀의 마무리 엄정욱과 김사율의 호투 여부에 따라 승패가 갈림니다.우완 김사율(31)은 1999년 롯데에 입단한 후 포스트시즌엔 처음으로 출장합니다.롯데가 1992년 우승할 때 당시 혜성과 같이 등장한 신인 염종석(현재 롯데 퓨처스 코치) 투수처럼 되고 싶다던 어린이회원 김사율은 올해를 소원을 이루는 해로 생각하고 있습니다.올 정규 시즌에서 김사율은 3승2패20세이브, 평균자책점 3.26으로 세이브 부문 2위에 올랐습니다.특히 후반기에는 16세이브 1패를 기록해 중하위권에서 맴돌던 팀을 2위까지 치고 올라가는데 수훈을 세웠습니다.
좋은 성적을 올렸지만 김사율은 위력적인 공이나 대단한 제구력을 보여준 투수로는 아직 인식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지난 17일 SK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롯데가 4-1로 리드한 가운데 9회초 김사율이 마무리로 나섰습니다.전날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연장전 끝에 6-7로 내주고 이날은 3점차 앞섰으나 SK의 타선이 3~5번으로 이어져 조마조마한 순간이었습니다.김사율은 여기서 3번 최정을 삼진으로, 4번 김연훈과 5번 박정권은 범타로 간단하게 처리했습니다. 각도 큰 변화구가 제대로 컨트럴이 됐고 헛점을 파고드는 147km의 예리한 강속구가 돋보였습니다.   
20일 4차전에서도 팀이 2-0으로 앞선 가운데 등판해 1차전 결승 홈런를 날린 정상호를 삼진으로, 최고의 톱타자 정근우는 내야땅볼로 잡았으나 다음 2번 박재상한테는 2루타를, 3번 최정은 볼넷으로 내보내 2사1, 2루의 위기를 맞았습니다.하지만 해결사 4번 박정권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습니다.공의 컨트럴이 좋았고 흔들림없는 대단한 배짱이 “김사율이 언제 저렇게 대선수가 됐나?”라는 감탄이 나오게 만들었습니다.
2000년에 SK에 입단한 우완 엄정욱(30)은 2003년에 공인 최고 구속 158km를 찍은 광속구 투수입니다.팔꿈치 부상 등으로 제대로 출장 못하던 엄정욱은 지난 해부터 얼굴을 보이고 올해도 후반기에 주로 등판해 20경기서 3승2패6세이브, 평균자책점 2.13을 마크했습니다.
이만수 감독 대행은 엄정욱을 주로 마무리로 기용하는데 이번 포스트시즌 성적이 2경기서 2 1/3이닝을 던져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습니다.강속구는 147~153km에, 슬라이더 등 변화구 제구력이 좋아져 맞추기가 힘듭니다.12년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는 롯데와 5년 연속 한국시리즈행을 바라는 SK의 손을 누가 들어줄 지 김사율과 엄정욱, 두 앵커의 어깨에 달렸습니다.
OSEN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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