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불펜 대기' 장원준, 롯데 해결사가 될 것인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10.23 10: 29

롯데가 5차전 우천 연기를 반기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중간 투수들의 휴식. 그 중심에 바로 에이스 장원준(26)이 있다.
올해 롯데 에이스는 두말할 것 없이 장원준이다. 데뷔 후 가장 많은 15승을 거둔 장원준은 SK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도 구원으로 4이닝을 1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고 승리를 이끌었다. 개인 통산 포스트시즌 5경기만의 첫 승리.
4차전에서 4이닝 동안 52개 공으로 투구수를 절약했지만 5차전에서 길게 던지는 데에는 무리가 있었다. 양승호 감독은 "예정대로라면 장원준을 좌타자가 들어간 2·3·4번 타순에 기용할 생각이었다. 4차전에서 50개 이상 던졌기 때문에 무리시킬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22일 열릴 예정이었던 5차전의 우천 연기로 인해 상황이 달라졌다.

양 감독은 "장원준이 4차전에서 투구수가 많았다. 하지만 5차전이 우천 연기되면서 휴식을 취하게 됐다"며 하루 밀린 5차전에서 "30~40개 정도 투구수를 가져갈 수 있다"고 밝혔다. 당초 원포인트 릴리프로 길게는 1이닝 정도를 생각했다. 하지만 우천 연기로 하루의 휴식이 주어진 만큼 활용 폭을 넓게 가져가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양승호 감독이 장원준을 중간으로 가져가는 건 그의 시즌 마지막 등판과 관련이 있다. 양 감독은 "장원준을 중간으로 믿는 건 페넌트레이스 막판에 시험가동해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몸 푸는 시간만 길게 가져가면 중간에서 잘 던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장원준은 지난달 30일 사직 두산전에서 2회부터 구원등판해 7⅓이닝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승리투수가 된 바 있다. 그 때 그 기억이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도 이어졌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도 "5차전이 하루 연기되면서 롯데가 유리해졌다. 장원준이 하루라도 더 쉴 수 있게 된 것이 크다"고 전망했다. 불펜의 유일한 좌완 투수 강영식이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원준이 불펜에 대기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건 차이가 매우 크다. 양승호 감독은 "나갈 상황만 되면 장원준을 빨리 준비시킬 것"이라며 롱릴리프로 기용할 의사를 내비쳤다.
장원준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동갑내기 포수 강민호에게 "군대가기 전에 우승하고 싶다. 3승이랑 1세이브 해서 MVP를 타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그는 "5차전도 나갈 준비가 되어 있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고 소중하다. 기회가 되면 당연히 나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군입대 전 마지막 가을잔치. 장원준의 꿈이 영글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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