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우천 연기'에 삼성 유리해진 이유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10.23 08: 11

플레이오프 모든 경기를 소화하는 만큼 양 팀은 총력전을 펼칠 수 밖에 없다. 그 가운데 일찌감치 한국시리즈 직행을 결정지은 삼성 라이온즈 입장에서는 호재가 악재보다 많다.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질 예정이던 롯데 자이언츠와 SK 와이번스의 플레이오프 5차전 경기는 경기 전 내린 비로 인해 일정이 하루 미뤄졌다. 그와 함께 양승호 롯데 감독과 이만수 SK 감독대행은 "투수진을 총동원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선발로 각각 송승준(롯데)과 김광현(SK)이 준비된 5차전. 23일 플레이오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양 감독은 "라이언 사도스키를 제외한 모든 투수를 대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감독대행 또한 "모든 투수들이 나설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다"라며 총동원령을 발포했다.

지면 끝인만큼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으나 이야기 속에는 한국시리즈 진출 경우 1차전 선발 카드가 좁혀졌다는 의미가 숨어있다. 일단 롯데는 사도스키의 투입을 보류하면서 한국시리즈 진출 시 1차전 선발을 사도스키로 사실상 예고했다. 
 
지난 3차전서 선발로 5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패전 투수가 된 사도스키는 올 시즌 11승 8패 평균자책점 3.91을 기록했다. 삼성을 상대로는 3승 1패 평균자책점 2.19로 강한 면모를 보인 사도스키는 만약 롯데가 SK를 꺾고 진출할 경우 25일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서 선발로 나선다. 5차전 투수진 소모도를 알 수 없는 만큼 롯데는 사도스키를 일단 아껴두고 투수 총력전을 펼칠 예정이다.
SK도 비축해 놓은 카드가 있다. "선발 김광현을 비롯한 모든 투수들을 5차전에 쏟아붓는다는 각오다"라는 SK지만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모두 결장한 게리 글로버가 팔꿈치 통증 완화 속 실전 투입을 준비 중이다. 4차전 선발로 나선 윤희상도 있으나 그는 아직 큰 경기 경험이 두 차례에 불과, 한국시리즈 진출 시 1차전 선발로는 글로버 쪽이 더욱 무게가 실린다.
3년차 외국인 우완 글로버는 올 시즌 7승 6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했다. 시즌 막판 팔꿈치 통증으로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글로버의 삼성전 성적은 1승 2패 평균자책점 4.50. 그러나 최근 정상적인 불펜 투구를 소화하며 구위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는 만큼 SK가 기대를 걸 만 하다.
삼성 입장에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실전 감각이 조금 더 떨어진다는 약점도 있으나 하루 더 휴식을 취하며 시즌 때의 피로도를 한결 더 줄일 수 있다. 또한 양 팀이 총력전을 펼치는 과정에서 24일 미디어데이 전 상대 선발 카드를 조금 더 쉽게 압축해 예상할 수 있다. 그에 대비한 집중적인 훈련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여기에 상대는 혈투를 벌이고 올라와 피로도가 높은 상태에서 한국시리즈를 치르게 된다. 하위팀이 상위 시리즈 진출로 유리한 것은 오직 실전 감각 유지 뿐. 양 팀이 하루 더 플레이오프 일정을 소화하면서 한국시리즈 예상 선발 카드에 대한 단서도 하나씩 노출 중이다. 삼성이 속으로 환하게 미소지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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