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한, 센터는 어쩔 수 없는 선택?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1.10.23 09: 28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경석(50) LIG손해보험 감독은 김요한(26)의 센터 기용에 고개를 저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레프트 김요한을 센터로 쓰는 것은 그 자신도 원하는 선택은 아니라는 뜻이었다.
이 감독은 지난 22일 삼성화재와 V리그 개막전에 김요한을 센터로 출전시켰다. 주축 센터 이종화가 부상으로 쓰러진 상황에서 아직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을 코트에 세우는 것보다는 김요한을 내보내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었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우리 팀 선수들은 레프트 혹은 센터로 뛴다고 포지션을 한정할 수 없다. 선수층이 얇기 때문이다"면서 "부상자가 많은 상황에서 요한이를 센터로 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미봉책은 아니었다. 이 감독은 LIG손보에 부임한 뒤 꾸준히 김요한에게 센터 훈련을 시켰다. 부족한 가용 자원 속에서 활용 범위를 늘리겠다는 계산이었다. 그 과정에서 김요한은 큰 키(200cm)와 재능을 인정받았다.
김요한의 약점이 사라지는 효과도 있었다. 김요한은 뛰어난 공격 재능과 달리 수비에서는 다소 약점을 드러내는 선수. 서브 리시브에 안정감이 부족해 LIG손보의 수비가 흔들리게 만든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김요한이 센터로 뛸 경우 이 문제가 해결된다.
이 감독은 "(김)요한이는 서브 리시브가 부족하다. 요한이가 레프트로 나오면 (이)경수까지 흔들린다. 수비를 살린다는 점에서 요한이의 센터 변신은 나쁘지 않다. 리베로 3명을 전천후로 쓸 수 있는 결과도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목에서는 적장인 신치용(56) 삼성화재 감독도 수긍하는 눈치였다. 김요한이 센터로 뛰면서 LIG손보의 수비가 눈에 띄게 안정됐다는 것. 그러나 아쉬움도 제기했다. 김요한의 센터 기용이 한국 배구 측면에서는 손해이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이 감독이 오죽 답답하면 그런 포메이션을 짜겠나. 어쨌든 김요한을 센터로 기용하면서 LIG손보가 서브 리시브와 수비는 안정감을 찾았다"면서도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을 수밖에 없다. "한국 배구대표팀에는 큰 손실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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