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가을 잔치. 고졸 3년차 선수에게 부담스러울 법하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고원준은 "정규 시즌보다는 조금 더 떨리지만 집중도 잘 된다"고 여유있는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롯데로 이적한 고원준은 올 시즌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9승 7패 2세이브(평균자책점 4.19)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그의 현재 성적보다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게 양승호 롯데 감독의 설명. 그래서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는 팀내 다승 선두 장원준을 비롯해 송승준, 라이언 사도스키가 포스트시즌 선발 삼각 편대를 구축했다. 고원준과 크리스 부첵은 허리 역할을 맡게 됐다. 다소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고원준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중간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어차피 단기전이니까 1경기 1경기 이기는게 중요하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마음가짐은 베테랑 선수 못지 않았다.
고원준은 SK와의 플레이오프서 2차례 마운드에 올라 승리없이 1패(평균자책점 10.80)를 기록 중이다. PO 1차전서 4-4로 맞선 7회 SK 안치용에게 역전 투런 아치를 허용했다. 데뷔 첫 가을 잔치에서 일격을 당했지만 아픔은 이미 다 잊었다. 고원준은 "실투였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선배들이 많이 위로해주셨다"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대개 포스트시즌 같은 큰 무대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한다고 한다. 고원준 역시 "큰 무대를 경험한게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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