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덕아웃 나오니 분위기가 별로더라".
결전의 날이 밝았다. 23일 오후 2시부터 롯데 자이언츠와 SK 와이번스는 사직구장에서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놓고 일전을 벌인다.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경기가 될 수 있기에 그 중요성은 여느 경기와 다르지만 SK 덕아웃 분위기는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그 중심에 주장 이호준(35)이 있다. 이호준은 플레이오프 1,2차전에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으나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대신 3차전부터는 주장으로서 벤치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플레이오프 5차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이호준은 "어제 경기가 비로 미뤄져서 다행"이란 말로 입을 열었다. 이유를 묻자 "어제 경기 준비를 하고 덕아웃으로 나오니 분위기가 안 좋더라. 이기기 힘들 것 같다는 분위기였다. 사실 4차전에서 지고 나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결전의 날인 이날 덕아웃 분위기는 어땠을까. 이호준은 "어제와 달리 확실히 오늘은 분위기가 괜찮더라. 분위기가 살아났다"며 "투수와 야수들이 지쳐 있었는데 하루씩 더 쉰 것이 분명히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호준은 주장으로써 누구보다 덕아웃 분위기에 신경쓴다. 그는 "덕아웃 분위기가 가장 중요하다"며 "지고 있어도 선수들이 신난 날이 있는데 그런 날은 역전해서 이기더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기고 있는데도 분위기가 별로면 꼭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고 말했다.
이날 이호준이 덕아웃 '분위기 메이커'로 지명한 선수는 박재상. 이호준은 "박재상과 정근우가 덕아웃에서 가장 시끌시끌하다"며 "특히 박재상이 정말 재미있다. 신나서 말 해야하는데 안 신나서 억지로 하는 날은 티가 난다. 오늘은 어떨 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끝으로 이호준은 "나는 응원단장으로 덕아웃에서 파이팅을 불어넣겠다"고 승리를 위한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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