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5] '불펜 총동원령' 희생양 된 장원준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10.23 18: 00

그는 올 시즌 좌완 선발로서 15승을 올리며 이견의 여지없이 에이스로 활약, 팀의 창단 첫 플레이오프 직행에 공헌했다. 1차전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그는 4차전 깜짝 계투로 맹활약했으나 2경기 연속 구원 계투에는 실패했다. 롯데 자이언츠 좌완 에이스 장원준(26)이 결국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장원준은 23일 부산 사직구장서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서 1-2로 뒤진 5회초 2사에서 선발 송승준을 대신해 마운드에 올랐다. 임훈-정근우-박재상까지 이어지는 9-1-2번 타자들을 상대해주길 바랐던 롯데의 전략이었으나 결국 그는 아웃카운트 없이 3피안타 2실점하고 말았다. 팀은 4-8로 패하며 플레이오프 전적 2승 3패로 결국 1999년 이후 12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첫 타자 임훈에게 중전 안타를 내준 장원준은 오른손 타자 정근우에게도 유격수 내야안타를 내주며 1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여기에 뒤를 이은 박재상이 볼카운트 1-0에서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장원준을 마운드서 끌어내렸다.

여기에 최정 타석서는 뒤를 이은 크리스 부첵이 폭투를 범하며 실점을 야기했다. 그로 인해 장원준의 최종 실점은 2점이 되었다. 양승호 감독은 4차전 승리 후 "장원준이 짧게나마 5차전서 한 번 더 나올 수 있다"라며 총력전을 예고했으나 장원준의 노아웃 2실점으로 이는 복이 아닌 화가 되고 말았다.
패하면 시즌이 그대로 끝나는 경기였기 때문에 장원준의 2경기 연속 계투 투입은 승부수가 담긴 고육책이었다. 팀 내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였던 데다 4차전 4이닝 무실점 승리를 거두며 52개의 공을 던진 만큼 이틀 휴식 후 릴리프로 다시 내세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는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갔다. 날카로운 공으로 타자를 제압하던 장원준은 그동안 계투로서 연투에 익숙치 않았던 생활 패턴에 사흘 만의 등판 때문인지 SK 타선을 제대로 제압하지 못했다. 롯데가 던진 결정적인 한 수에 꽃을 피우지 못한 장원준의 아쉬운 투구였다. 후반 롯데가 추격전을 벌였으나 장원준을 희생양 수렁에서 빼내지는 못했다.
올 시즌이 끝나면 장원준은 경찰청에 입대해 2년 간 병역의무를 해결할 예정이다. 대한건아로서 당연한 병역의무지만 좌완 에이스로서 절정기를 달릴 시기 2군에서 2년 간 뛰어야 한다는 점은 분명 아쉬운 일이다. 장원준에게 2011년 플레이오프 5차전은 안타까움으로 점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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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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